[인터뷰] 임창정 "나는 딴따라, 대중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 것"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8-25 06:08


영화 '치외법권'의 주인공 임창정이 20일 삼청동의 항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영화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프로파일러(임창정)와 여자에 미친 강력계 형사(최다니엘)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조직 보스를 잡기 위해 무법수사팀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을 그렸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20/

[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임창정은 최근 골프 라운드에서 이글을 잡았다. "이글을 치면 3년간 운수 대통한다는 속설이 있더라"며 한껏 들뜬 표정. 설레는 예감? '치외법권' 개봉을 앞둔 그에겐 '우주의 기운'에 맞먹는 기분 좋은 전조다.

그래서일까. 임창정은 자신감 '만땅'이다. 이글의 넘실 기운 뿐이랴.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저리도 밝은 표정이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 "우리는 일찌감치 27일로 개봉날을 잡았는데 그날 개봉하는 영화는 우리 영화 뿐이에요. 다른 영화들이 우리와의 맞대결을 피한 게 틀림없죠. 하하." 특유의 너스레. 임창정스럽다. 끝이 아니다. "'베테랑'과 같은 형사물로 묶여서 후광을 입었으면 좋겠어요." 슬쩍 보탠 능청이 천연덕스럽다.

'치외법권'은 주인공 임창정의 실제 모습처럼 유쾌한 영화다. 경찰 조직 내 최고의 '똘끼'를 자랑하는 프로파일러와 강력계 형사 콤비가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집단을 파헤치며 펼치는 유쾌한 활극. 임창정이 연기한 프로파일러 정진은 범죄심리 분석은커녕 과도한 폭력성으로 범인을 때려눕히기 일쑤인 막무가내 캐릭터. 임창정 특유의 유머와 여유가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이런 얼굴에 FBI 출신 프로파일러라니, 감독이 웃기고 싶었나 봐요. 옷도 엘리트답지 않은 후줄근한 걸 가져왔더라고. 그런데 감독의 유머가 좀 유치해. 그나마 다행인 건 자기가 안 웃긴 걸 안다는 거죠."

'감독 디스'에 이어서 '셀프 디스'가 이어진다. "사실 원래 시나리오에선 키 1m80에 근육질 몸매였어요. 이정재를 연상하며 썼는데, 내가 캐스팅된 거지. 푸하하."

출연 이유도 '셀프 디스'다. "그때 당시 제안받은 시나리오가 '치외법권'뿐이라서…." 덧붙여 또 하나의 이유. "최다니엘에게 연락이 왔어요. '선배가 출연한다고 해서 나도 출연하기로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도 '최다니엘이 출연하면 나도 하겠다'고 얘기했었거든요. 둘 다 당한 거지, 뭐."

영화 '공모자들'에 함께 출연한 이후 13세 차이를 뛰어넘어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의 연기 앙상블은 '치외법권'에서 한층 무르익었다. 각자의 개성을 살린 액션 장면도 빠질 수 없다. 최다니엘은 긴 팔과 다리를 활용한 유연한 액션을 선보였고, 임창정은 예상 외로 날렵하고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준다. 사실상 액션 연기가 처음이라는 임창정은 "차라리 맞는 연기가 낫더라"며 "다신 액션을 못할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임창정의 또 다른 파트너는 임은경. 올 초 불거진 열애설의 주인공이다. "그때 잘됐더라면 이 영화의 인지도가 더 올라갔을 텐데, 실패한 노이즈 마케팅이 되고 말았어요. 그런데 기자들도 문제예요. 소속사가 열애설을 부인하더라도 기자정신을 갖고 파헤쳤어야지.(웃음) 임은경과의 열애설은 실패했으니까 이제 최다니엘이랑 사귀어봐야 하나 싶네요. 하하."

임창정의 입담에 인터뷰 테이블은 내내 왁자지껄했다. '치외법권'으로 임창정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것도 딱 이런 분위기. 그가 던지는 폭탄은 유머와 웃음이다. "웰메이드를 기대하시면 안 돼요. 코미디를 보고 싶은데 공포영화를 틀어놓으면 관객들이 재미가 있겠어요? 우리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시원하게 웃고 즐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지난 작품들에서 조금 아쉬웠던 흥행 성적에 대한 욕심은 없다. 계속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에 감사해하는 그다. 다만 욕심이 아닌 '도전'이라 말하는 꿈이 하나 있다. 바로 제작이다. 이미 시나리오도 5편 써놨단다. 장르는 휴먼 멜로. "2년 후엔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단단히 벼른다. "시나리오, 제작, 감독, 주연, 각색, 음악, 편집, 웬만한 건 내가 다 하려고요. 무리한 도전이니까 하는 거죠."

영역을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를 꿈꾸는 임창정은 스스로를 '딴따라'라고 부른다. "이미지나 커리어를 중요시하는 배우들도 있죠. 하지만 저는 그런 배우는 아니에요. 예능이든 노래든 연기든, 대중이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임창정이란 사람은 대중을 위해 재롱 부릴 수 있는 '연예인'이라 생각해요."

영화 '스카우트', '1번가의 기적', '파송송 계란탁',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등 여러 작품에서 만난 임창정의 연기엔 웃음 뒤에 눈물 나는 페이소스가 있다. "나는 딴따라"라고 거침 없이 규정하는 그의 너털웃음에서도 삶의 페이소스가 진하게 전해진다. suzak@sportschosun.com


영화 '치외법권'의 주인공 임창정이 20일 삼청동의 항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영화는 분노조절이 안 되는 프로파일러(임창정)와 여자에 미친 강력계 형사(최다니엘)가 대한민국을 좌지우지하며 법 위에 군림하는 범죄조직 보스를 잡기 위해 무법수사팀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을 그렸다.
삼청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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