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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조강지처' 정윤혜, "정려원-윤은혜 작품 많이 봤어요"(인터뷰①)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5-08-10 08:18


사진제공=DSP

블랙톤 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서 '블랙 스완'의 화려한 몸짓을 보여주던 걸그룹 레인보우의 정윤혜, 그런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귀엽고 발랄한 '한공주'로 돌아왔다.

정윤혜는 MBC 일일드라마 '위대한 조강지처'에서 한기철(이종원 분)과 조경순(김지영)의 딸 한공주를 연기하고 있다. 수다스럽고 철이 덜 든 것은 물론 소위 '된장녀'의 기질까지 가진 20대 철부지다. 누군가는 레인보우의 윤혜와 한공주가 같은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할 만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카리스마'와 '철부지'를 넘나드는 비결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그녀가 '긍정의 여왕' 이기 때문. 어떤 상황이든, 무엇이든 즐기려 노력한다. "음성이 낮은 편이라 오디션을 볼 때 활발한 캐릭터인 한공주와 맞지 않을까봐 걱정했어요. 그러나 공주를 마음 속에서 수없이 그려보고 내 모습에서 공주를 찾으려 했어요. 찾은 점은 확대시키려 노력했구요. 실제 저처럼 낮은 목소리로도 충분히 발랄할 수 있는, 오히려 그게 '반전 매력'임을 보여주려 노력했더니 감독님께서도 이 얼굴에서 그런 목소리를 생각 못했다고 하시더라구요. 한공주라는 인물이 전형적이지 않아서 재밌겠다고 하셨죠."

유독 대선배 배우들이 많은 '위대한 조강지처' 현장. 나이 대가 어린 아이돌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익숙한 그녀에게 촬영장은 어땠을까? 역시나 즐.겁.다. "일단 감독님부터가 매우 유머러스하세요. 선배들과는 촬영장에서 거의 함께 있다보니까 밥도 같이 먹고 대기실에서도 정말 얘기를 많이 해요. 늘 같이 모여있죠. 가족드라마다 보니까 정말 가족 같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드라마 얘기뿐 아니라 사람 사는 얘기를 많이 해요. 정말 가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더러 복받았대요."


사진 = 정윤혜 인스타그램
인터뷰 내내 호탕하게 웃으며 즐거운 대화를 이끌어내던 정윤혜. 극 중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최원명과도 많은 대화를 통해 벌써 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원명이는 실제로 저보다 어리기 때문에 극 중에서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게 낯간지러웠어요. 그러나 선배들께 대화를 많이 하라는 조언을 들은 뒤로는 정말 대화를 많이 했죠. 촬영장에서는 물론 스스럼없이 통화도 잘 하고 고민도 얘기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그래야 더 부끄럽지 않더라구요. 원명이는 제 이름을 아예 '공주'라고 저장했을 정도에요. 저도 가끔은 '고마워 오빠'라고 하기도 해요." 극 중에서 민규를 ?아다니는 그녀는 실제로도 "감정을 잘 못숨긴다. 싫으면 싫은거고 좋으면 좋은거고. 좋다가 싫다가도 그게 또 자주 변하기도 한다. 또한 먼저 표현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비슷하다. 직선적으로 말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실제 연애에서는 한공주와 비슷한 면이 있는 그녀. 실제 성격을 묻자 그녀는 스스로도 자기 성격을 잘 모른다며 "제 성격을 하나로 말하라면 말을 못하겠다. 다양한 성격이 있는데 그 안에서 최대한 공주랑 비슷한 걸 찾으려고 한다. 제일 비슷한 점은 '가십걸'이라는 점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멤버들에게 전달할 뿐 아니라 공주처럼 예뻐 보이고싶어 하거나 옷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 등이 그렇다. 극 중에서는 평소 못해본 걸 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전했다.

재미바이러스 전파자, 그녀는 연기의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을까? "드라마 '맏이'에서는 경험해보지 않았던 시대를 넘나들다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이번 드라마 스페셜 또한 굉장히 악한 역할이었는데 그것도 생갭다 잘 맞았어요. 속시원한 면이 있더라구요. 결국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실제 저의 다양한 모습들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나쁜 역할도 해보고 싶고 이제는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아요."

무엇이든 즐기면 된다는 말이 있다. 그 힘으로 어떤 역할이든 다양한 모습으로 뚝딱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은 정윤혜는 연기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따른다고 한다. "윤유선 선배님께서 쉴 때도 일하는 것처럼, 항상 준비되어있는 사람이 되어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게을러지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나름대로 계획표도 만들어 실천해요. 늦게 자더라도 일찍 일어나고 또 일이 없으면 일을 줄 수밖에 없게끔 시나리오를 다 읽고 연습도 하죠."


사진 = 정윤혜 인스타그램

"제 연기는 아직 많이 부끄럽고 보기가 민망해요. 그러나 꼭 두 눈으로 봐야해요. 봐야 충격을 받고 그래야 저도 발전하는 거니까요."

연기자를 꿈꾸며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상경한 그녀는 어쩌다 레인보우라는 걸그룹으로 먼저 데뷔하게 되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녀 앞에는 '연기돌' 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마련이다. 어쩌면 이런 시선이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답변은 역시 긍정적이다. "지금은 그게 너무 고마워요. 레인보우를 통해서 배운 많은 경험들이 절대 배신을 하지 않더라구요. 제가 레인보우를 하지 않았으면 이 작품 또한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배우로써는 신인이지만 '무대를 서봤던' 신인이었기 때문에 무대에 서봤던 기억들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돌을 안했다면 카메라 앞에 언제 서봤겠어요. 그 반대로 작품이 끝나고 다시 레인보우로 돌아가게 되어도 연기했던 것들이 활동에 도움이 되어요. 두 활동이 서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그녀는 이미 성공한 '연기돌' 선배들에 대해 "윤은혜나 정려원 선배의 작품을 정말 많이 봤다. 우리 아이돌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좋기도 하지만 대중에게는 연기자로써는 분명 불편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깨버린 대표적인 분들이다. 정말 얼마나 노력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은 정말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 분들"이라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사실 레인보우에서도 저는 다른 멤버들에 비하여 많이 보여드린 부분이 없어요(하하). 그래서 오히려 저는 '레인보우 아냐?' 라기 보다는 '어 쟤 한공주아냐?' 하게 될 수 있어서 좋기도 해요."

중견 걸그룹의 멤버이자 여배우로서는 신인인 그녀는 앞으로 '편안한 배우'가 되고싶다고 한다. "배우로써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싶어요. 연기자가 아닌 본업이 아이돌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불편한 시선이 분명 있어요. 그러나 그런 장점이 단점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 '아이돌이니까 연기를 못 할거야' 보다는 '아이돌인데도 연기를 잘하네?' 라는 생각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제가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전혜진기자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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