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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톤 의상을 입고 무대 위에서 '블랙 스완'의 화려한 몸짓을 보여주던 걸그룹 레인보우의 정윤혜, 그런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만큼 귀엽고 발랄한 '한공주'로 돌아왔다.
유독 대선배 배우들이 많은 '위대한 조강지처' 현장. 나이 대가 어린 아이돌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익숙한 그녀에게 촬영장은 어땠을까? 역시나 즐.겁.다. "일단 감독님부터가 매우 유머러스하세요. 선배들과는 촬영장에서 거의 함께 있다보니까 밥도 같이 먹고 대기실에서도 정말 얘기를 많이 해요. 늘 같이 모여있죠. 가족드라마다 보니까 정말 가족 같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드라마 얘기뿐 아니라 사람 사는 얘기를 많이 해요. 정말 가족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저더러 복받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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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바이러스 전파자, 그녀는 연기의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꼈을까? "드라마 '맏이'에서는 경험해보지 않았던 시대를 넘나들다 보니까 재미있었어요. 이번 드라마 스페셜 또한 굉장히 악한 역할이었는데 그것도 생갭다 잘 맞았어요. 속시원한 면이 있더라구요. 결국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이런 경험들을 통해 실제 저의 다양한 모습들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나쁜 역할도 해보고 싶고 이제는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아요."
무엇이든 즐기면 된다는 말이 있다. 그 힘으로 어떤 역할이든 다양한 모습으로 뚝딱 변신할 수 있을 것 같은 정윤혜는 연기 선배들의 조언을 많이 따른다고 한다. "윤유선 선배님께서 쉴 때도 일하는 것처럼, 항상 준비되어있는 사람이 되어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크게 와닿았습니다. 그래서 게을러지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나름대로 계획표도 만들어 실천해요. 늦게 자더라도 일찍 일어나고 또 일이 없으면 일을 줄 수밖에 없게끔 시나리오를 다 읽고 연습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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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연기는 아직 많이 부끄럽고 보기가 민망해요. 그러나 꼭 두 눈으로 봐야해요. 봐야 충격을 받고 그래야 저도 발전하는 거니까요."
연기자를 꿈꾸며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상경한 그녀는 어쩌다 레인보우라는 걸그룹으로 먼저 데뷔하게 되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녀 앞에는 '연기돌' 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마련이다. 어쩌면 이런 시선이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녀의 답변은 역시 긍정적이다. "지금은 그게 너무 고마워요. 레인보우를 통해서 배운 많은 경험들이 절대 배신을 하지 않더라구요. 제가 레인보우를 하지 않았으면 이 작품 또한 하지 못했을 것 같아요. 배우로써는 신인이지만 '무대를 서봤던' 신인이었기 때문에 무대에 서봤던 기억들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아이돌을 안했다면 카메라 앞에 언제 서봤겠어요. 그 반대로 작품이 끝나고 다시 레인보우로 돌아가게 되어도 연기했던 것들이 활동에 도움이 되어요. 두 활동이 서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그녀는 이미 성공한 '연기돌' 선배들에 대해 "윤은혜나 정려원 선배의 작품을 정말 많이 봤다. 우리 아이돌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좋기도 하지만 대중에게는 연기자로써는 분명 불편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깨버린 대표적인 분들이다. 정말 얼마나 노력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은 정말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 분들"이라며 존경을 표하기도 했다.
"사실 레인보우에서도 저는 다른 멤버들에 비하여 많이 보여드린 부분이 없어요(하하). 그래서 오히려 저는 '레인보우 아냐?' 라기 보다는 '어 쟤 한공주아냐?' 하게 될 수 있어서 좋기도 해요."
중견 걸그룹의 멤버이자 여배우로서는 신인인 그녀는 앞으로 '편안한 배우'가 되고싶다고 한다. "배우로써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싶어요. 연기자가 아닌 본업이 아이돌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불편한 시선이 분명 있어요. 그러나 그런 장점이 단점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것. '아이돌이니까 연기를 못 할거야' 보다는 '아이돌인데도 연기를 잘하네?' 라는 생각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제가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전혜진기자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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