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유저와 함께 오래가는 '뮤 오리진'이 되길" 웹젠 모바일사업팀 서정호 팀장 인터뷰

이덕규 기자

기사입력 2015-07-27 15:44


최근 모바일 시장에서 MMORPG가 인기를 끌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온라인 MMORPG들의 모바일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 PC에 비해 다소 제한된 모바일 플랫폼이지만, 과거 게임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많은 유저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웹젠의 '뮤 오리진'도 그렇다. 과거 '뮤 온라인'을 그대로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놓은 듯한 그래픽과 콘텐츠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정모 비용 지원, 자영업자 배너 지원 등 유저와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웹젠의 운영은 유저들을 감동시켰다. 그 결과, 카카오 게임 같은 플랫폼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구글플레이 2위, 티스토어 1위의 높은 매출 순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3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누적 이용자 수 3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제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을 바라보고 있는 '뮤 오리진'. 게임어바웃은 웹젠 모바일사업팀 서정호 팀장을 만나 지금까지의 뮤 오리진과 앞으로의 뮤 오리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웹젠 모바일사업팀 서정호 팀장


최근 누적 이용자수 300만을 돌파하는 등 뮤 오리진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먼저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기분이 좋다. 사실 서비스 시작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조마조마했다. 중국 게임들이 중국에서의 성적은 좋았지만 한국에서 참패를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뮤 오리진도 그 뒤를 밟을까 두려웠다. 또한, 초반 성적이 다르더라도 중국 유저와 한국 유저의 성향은 확연히 다르다. 문화적 장벽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런 차이를 중국 현지 담당자와 이야기해 이해시키고, 한국 서비스에 맞게끔 일련의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초반에 반짝하고 마는 게임이 아니라, 길게 갈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 잡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뮤 오리진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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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가드, 오스트 크로니클 등 그 동안 비슷한 게임들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뮤 오리진을 서비스할 때도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뮤 오리진은 현지화 과정을 거치면서 단순히 게임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내외적으로 많은 것들을 바꿨다. 겉으로 보면 중국 전민기적과 비슷해 보이지만, 직접 해보면 상당히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도 많이 바뀌었고, 운영이나 마케팅 장치의 차이는 확연하다. 이런 게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뮤'라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감성, 모바일에서 느낄 수 있는 굉장히 빠른 레벨업, 많은 사람과 교류할 수 있는 길드 콘텐츠들이 더해져 유저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었다고 본다. 고객 불만에 대한 처리와 같은 고객 소통의 접점을 늘려왔고, 정상적으로 즐기는 유저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불량유저 처리에도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

초반 대응에는 미숙한 점이 있었지만, 현재는 유저들이 이야기하는 걸 듣고 우리가 대답해줄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잘 마련돼있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뮤 오리진'이 전민기적과 많은 부분이 다르다고 했는데, 주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전민기적은 확실한 레벨업 장벽이 있고, 과금 사용자와 그렇지 않은 유저층이 뚜렷하게 나눠져 있다. 뮤 오리진은 그렇지 않다. 한국의 경우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의 경계가 많이 흐리기 때문에, 무과금 유저들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레벨업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등 전체적인 게임 밸런스를 완만하게 조정했다.

그래서인지 뮤 오리진은 DAU(하루 순수 이용자 수)가 떨어지지 않는 특이한 게임이다. 보통은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쏟아 붓지 않으면 떨어지는데, 우리가 그런 식의 마케팅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니 말이다. 우리는 꾸준히 게임을 유지할 수 있는, 바깥쪽보다 안쪽을 바라보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뮤 오리진'은 자영업자 유저들을 도와주거나 오프라인 정기모임 비용을 지원하는 이벤트 등 온라인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이벤트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이벤트들이 어떤 의도로 기획된 것이고,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뮤 오리진의 주 유저층은 2~30대로 직장인도 있지만 자영업을 하는 유저들도 있다. 같은 지역의 뮤 오리진을 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게임도 같이 하고, 밥도 먹고, 타이어도 팔아주고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획하게 됐다. 우리에게 사연을 보내주는 제주도의 60대 횟집 주인도 있었다. 꼭 우리 가게에 들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더라. 앞으로 더더욱 확장하려 한다.

유저들은 이런 자리를 더 마련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일전의 정모에서는 나보다 나이 많은 형님 유저들이 많았는데, 자신의 인생 이야기도 해주면서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이 모바일로 다시 나와서 좋다라고 이야기해줬다. 오프라인 행사를 늘리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고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 의견을 경청해서 따로 연락도 드리고 하면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유저를 확보하는 게임 홍보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이 함께 만족하고 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즐거움을 제공해주는 게 진정한 의미의 마케팅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웹젠은 다양한 모바일게임의 퍼블리싱과 글로벌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라인업 구성과 '뮤 오리진'의 성공으로 달라진 게 있었는지 궁금하다.

웹젠이라는 회사의 색깔에 따라 RPG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RPG만이 게임이 아닌 만큼,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고 게임을 남발해 "한 개만 걸려라"하는 식의 운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서비스 준비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던 '뮤 오리진'처럼, 게임 하나하나에 집중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진행하려 한다.

'뮤 오리진'이 성공하면서 중국 개발사들의 웹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 우리의 얘기도 잘 들어준다. 신뢰감도 쌓이고 있으니 소통하면서 서비스를 준비하는 건 이전보다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개발사도 마찬가지다. 뮤 오리진이 소셜 플랫폼, with네이버 없이 독자출시 해 이만큼의 성적을 거뒀으니 '믿을 만한 내공이 있지 않겠나'하는 기대가 큰 것 같다.

이전 뮤 더 제네시스라는 자체 개발작을 서비스했다가 제대로 안된 경험이 있다. 그런데 해외에서 같은 IP를 갖고 개발한 전민기적은 뮤의 제 2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해도 좋을 정도로 크게 흥행했다. 조금 분하기도 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뮤 더 제네시스와 뮤 오리진은 '뮤'라는 동일 IP를 써서 만든 게임이지만, 전혀 다른 게임이었다. 뮤 오리진이 흥행하는 또 하나의 배경에는 PC MMORPG의 감성을 디바이스의 특징에 맞게 살렸기 때문이다. '내가 옛날에 즐겼던 게임이 모바일로 나오면 좋을 텐데'라는 바람을 들어줄 수 있는 게임이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뮤 더 제네시스'는 유저들이 기대하는 바와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던 게임이 아닌가 싶다. '아픈 추억'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덕분에 지금의 '뮤 오리진'이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




웹젠의 뮤 IP 자체 개발작은 이제 볼 수 없는 것인가?

웹젠은 뮤를 제외하고도 많은 IP를 갖고 있다. 온라인에서든 다른 플랫폼에서든 유지 중이기 때문에 다른 IP에 대한 시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나의 IP에 치중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는 건 IP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고, 현재 '뮤 오리진'을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즐기는 유저들의 입장에서도 배신감을 느끼게 한다. 그런 식의 양산은 최대한 지양하려 한다.

하나를 준비하더라도 유저들과 공감할 수 있을 만한 게임을 만드는 게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틀에서의 전략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당연한 이야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세상이다. 우린 이걸 지키고 싶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어떻게 변할 것이라 보고 있는가?

스마트폰 게임은 점점 변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모션 센서나 터치 기능에 집중하는 기능성 게임이 많았지만, 어느 순간 사라지고 캐주얼 게임, 그리고 지금의 코어 게임으로 발전해왔다. 처음에는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깊은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게 된다.

현재는 'RPG' 장르가 흥행하는 시대지만, 나중에는 RPG의 큰 틀은 유지한 퓨전 장르의 게임, AOS 장르의 게임 등 코어한 게임들과 굉장히 캐주얼한 게임이 공존하는 양극화를 보여줄 것이라 본다. '틀린그림찾기'도 3~4년 전 흥행했다가 사라졌지만, 지금은 '디즈니 틀린그림찾기'를 통해 다시 흥행하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의 형태가 다르긴 하겠지만, 그런 형태로 나눠지지 않을까? 유저층 역시 나눠질 것이다. 웹젠 역시 극명하게 갈린 유저층을 보면서 RPG는 RPG대로, 캐주얼은 캐주얼대로 준비하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

카카오 게임이 나왔을 때, 게임 개발자들의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RPG, TCG, 스포츠게임, 시뮬레이션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이 있었는데, 카카오 게임과 함께 등장한 3라인 매치 퍼즐게임이 굉장히 큰 수익을 얻고 성공하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한 건 뭐야?"라며 '멘붕'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그 때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다시 시작되는 때라고 본다. 스마트폰 게임이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진 계기고, 게임이 가지고 있던 두터운 외투를 벗고 순수한 본질은 기본적인 재미에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변화의 시작이다. 이를 캐치한 사람들이 한 발짝 먼저 유저 요구에 맞춰 계단을 올라갔고, 현재의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있었다.

나는 애니팡이나 드래곤 플라이트를 게임이 가지고 있던 무거운 외투를 벗고 일반 유저에게 접근한 첫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에 유저들이 분화하는 것이다. 유저 욕구의 변화를 캐치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재미에 맞춰 한 발짝 앞서 환영 받을 수 있는 반가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나 싶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서비스에 대한 각오가 있다면.

유저들과 함께 오래 갈 수 있는 게임, 함께 호흡하면서 게임에서 친구도 만나고 밥도 먹고 소주 한 잔 하면서 게임 얘기, 사는 얘기도 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게임, 그게 뮤 오리진이 됐으면 좋겠다. '뮤를 다시 노래하다'가 큰 슬로건인데, 여기에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추억을 만나고, 그 때의 감성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함축한 것이다. 이를 지키면서 서비스하고 싶다. 각오라기보다는 바람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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