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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고사] 계한희 디자이너, 젊음에게 남긴 말은? "나 자신이 먼저"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5-07-27 10:51


패션고사 시험지를 손에 든 디자이너 계한희
신사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07/

계한희 디자이너를 요약하자면, 성공한 젊음이다. 그는 성공이라는 말을 부정하고 있지만, 명백하게 성공한 젊음이다. 20대 나이에 자신의 브랜드를 냈고, 그것이 분명한 색깔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다는 것은 좀 더 나이가 든 이후에도 구축하기 어려운 일이니까. 그렇지만 우리가 계한희를 통해 보아야 할 것은 그 화려한 성공이 아닌, 어떻게 어린 나이에 그런 성공을 거두었냐 하는 점이다. 그는 담백하게 '노력'이라고 말한다.

제2의 계한희를 꿈꾸는 디자이너 꿈나무를 위한 한마디를 청하고자 패션고사를 그 앞에 내밀었다. 과연 계한희는 오늘의 젊음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할까?


계한희 디자이너가 푼 패션고사
계한희 디자이너가 푼 2015학년도 스포츠조선 패션지수 평가 문제지 패션상식영역. 그 첫 번째 문제는 단골출제 문항인 '가장 동의할 수 없는 패션과 관련된 명제'다. 그는 '패션의 완성은 몸매다'라고 말했다. 패완얼 타파를 말하는 건가 했는데, 패션의 시작은 몸매이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지만, 패션의 완성은 몸매가 아니라는 솔직한 답을 내놓아 한바탕 웃게 됐다.

이어 2번 문제는 최연소 디자이너다운 화려한 프로필 답게 그가 받은 상이 아는 것을 고르는 문제. 한국 패션 디자이너 협회 신인상, 남성복 부문 주목할 만한 신인상, 떠오르는 탤런트 상은 모두 그의 수상목록이다. 그런가하면, 3번 문항을 통해서는 KYE의 옷을 입은 할리우드 셀러브리티의 이름이 줄줄이 등장한다. 시아라, 리한나, 리타 오라 등 강렬한 개성을 지닌 스타들이 모두 그의 옷을 사랑했다.

그런 계한희가 멘토로 꼽는 인물은 누구일까? 이쯤되면 궁금해질 수 있는 것. 4번 문제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주변 사람, 배우 이수혁, 가수 권지용(GD), 고교 시절 만난 미술선생님 윤미연, 대학원 시절 멘토 루이즈 윌슨 교수 등이 멘토. 그는 책 '좋아보여'를 통해 이런 멘토들에 대해 '외롭고 힘든 창작의 길을 걷다 보면 같은 분야에 있는 멘토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며 '꿈을 안고 꾸준히 매진하는 사람, 다가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은 머지않아 좋은 멘토를 만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실 아직 어린나이인 그가 자신의 멘토들의 정체까지 낱낱이 밝히고 유학시절, 유학을 준비하던 시절의 노하우까지 모두 공개한 '좋아보여'라는 책을 낸 것은 모두 젊음에 대한 애정이 진하기 때문이다. 이런 애정은 그의 컬렉션 주제에서도 느낄 수 있다. 계한희 디자이너는 2013 S/S에서는 학원폭력을, 2014 S/S에서는 아픈 청춘을 위한 힐링, 2015 S/S에서는 화합과 연결, 2015 F/W에서는 요행을 바라며 노력하지 않는 젊음에 대한 풍자를 주제로 옷을 표현했다.


패션디자인 영역에서 계한희 디자이너가 남긴 스케치
신사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5.05.07/
이어 6번 문제에서는 그가 졸업한 샌트럴 세인트 마틴에 관한 문제였는데, 알렉산더 맥퀸이 이 학교의 패턴 튜터 자리에 지원했지만 떨어진 아픔이 있다는 OX문제에 그는 O를 택했다. 이 문제는 O.X로는 모호한 부분이 있는데, 사실 맥퀸은 패턴 튜터 자리에 지원했지만, 그의 포트폴리오를 본 학교 측으로부터 석사과정 학생으로 등록하게 된 것이다. 떨어졌다고도 또 떨어지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는 모호함..... 눈치를 보다 과감히 오답 처리를 해버렸다...

이외에 문제들은 모두 정답. 이에 총점 90점! 높은 점수이지만, 100점이 아닌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역시. 은근히 모범생이라니까.

이제 패션고사의 가장 중요한 대목. 주관식이다 계한희 디자이너는 SNS를 활발하게 활용하는 디자이너인데, 그럼에도 SNS를 '가식적인 소통창구'라고 정의내린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식의 세상에서도 진실된 소통을 찾으려 애쓰는 그는 이날 젊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언제나 나 자신이 먼저'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나에게 집중하고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라는 말 아닐까?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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