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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1시부터 18일 자정까지 약 100여시간 동안 연속으로 진행된 엑스엘게임즈 '문명온라인'의 파이널테스트가 종료됐다.
상대 문명을 공격할 수 있는 '공방전' 시간은 깅장히 치열하게 전개됐다. 넓은 맵이었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을 확보하기 위한 확장은 필수적이었으며, 상대 문명의 핵심 지역을 게릴라전으로 무너뜨리거나 기습 등으로 후방 교란전도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전함, 비행선, 탱크 등 다양한 탈 것들은 그 능력을 발휘했으며, 길드 단위의 유저 움직임은 상당히 긴밀하게 펼쳐졌다.
각 문명의 전략적인 움직임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로마 문명은 세션의 시작부터 길드 단위의 움직임으로 빠른 확장에 성공하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로 인해 초반부터 중국-이집트-아즈텍은 초반부터 3국 동맹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정도로 로마의 기세는 대단했다. 인접해있던 아즈텍 문명은 로마의 기세에 눌려 초반부터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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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문명은 5일의 기간 동안 상당히 흥미로운 양상을 연출했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하며 문명의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유저들의 노력은 대단했다. 앞에서 전투를 하는 유저들도 있었지만 뒤에서 묵묵하게 무기나 방어구를 제작해 공급하는 유저들이 있었고, 부서진 도시의 수복이나 전략적인 타워 건설을 도운 4개 문명의 일꾼들은 빛을 발했다.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크게 부각된 부분은 '어뷰징'이다. 4개 문명이 각각 승리를 위해 다른 문명의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부분이었다. 그런데 캐릭터 생성에 제한이 없다보니 각 문명에는 스파이 행동을 하는 유저들이 존재했고 이로 인해 세션 중후반부터는 거짓 정보로 교란, 승리 이후 시청을 짓지 못하도록 알박기 등의 행위가 당연시되었다.
시스템적으로 제한이 없었던 만큼 유저들은 이를 활용해 자신의 문명의 승리를 도왔던 것이다. 이집트가 문화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유저들의 단합된 모습도 큰 힘이었지만 부족한 부분을 중국 문명에서 캐릭터를 생성해 군사 도시를 파괴하는 도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청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처에 시청을 지을 수 있었던 버그도 이집트 문명의 희비를 바꿨다. 사실 세션의 중반 이집트의 별동대는 로마 문명의 핵심 지역을 공격하기 위해 오랜 준비를 했는데, 이집트에 소속된 중국 문명의 유저가 그 사이에서 점령 도시에 시청을 건설하면서 버그가 확인됐다. 이집트도 초반에는 점령 승리를 노리며 준비한 회심의 일격이 버그로 인해 무산되어 유저들의 실망은 상당했다. 마지막에 문화 승리를 위해 이를 다소 약용하기도 했지만 시청 버그는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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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과제는 카드시스템으로 진행되는 유료화 모델과 세션 간의 연속성 부분이다. 대부분의 장비들은 게임 내에서 제작하고 공유할 수 있어 유료화 상점의 활용은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카드의 장착과 진화, 합성에 유료화 아이템이 사용되는데, 파이널테스트까지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으나 엑스엘게임즈의 수익과 직결되는 상점 부분은 마지막 퍼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명성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유료화 아이템을 명성으로 환전하는 기능이 다소 부각될 가능성은 있다. 게임 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은 3단계까지이지만 명성아이템은 5단계까지 테이블이 구성되어 있어 중요한 전투에서 이는 큰 차이가 될 수 있다. 다만 명성은 공방전에서 SS등급을 얻으면 500씩 얻기 때문에 크게 부족하다고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었지만 이는 일주일 이상 세션이 진행될 경우 다른 양상이 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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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패배한 유저와 차이가 너무 크면 유저들의 격차가 벌어지겠지만 승리한 유저와 패배한 유저의 차이가 사실 크게 벌어진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이는 앞으로 다소 조정될 소지가 있겠지만 현재 모습은 패해도 제법 괜찮은 카드를 얻을 수 있고 승리해도 적당한 카드를 받는 느낌이 강하다.
이제 문명 온라인은 오픈베타 혹은 프리오픈 형태의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아직 현대 시대의 모습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만큼 클로즈 형태는 아니지만 프리오픈의 형태가 필요할 가능성은 있다. 파이널테스트까지 수차례의 테스트에서 게임성과 몰입감을 보여준 만큼 확실히 시장에 메시지와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
아키에이지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엑스엘게임즈와 송재경 대표에 실망감을 가진 유저들이 있었다면, 문명 온라인은 충분히 이를 뒤집을 만한 수준의 재미와 게임성을 전달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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