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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뛸 수 있다는 큰 용기가 됐습니다."
이 게임을 만든 개발사는 지난 2012년 창업한 넵튠이다. 이제 갓 3년을 넘긴 스타트업의 성과이기에 놀랍겠지만, 이를 이끄는 수장이 메이저 게임사 가운데 하나인 NHN한게임(NHN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을 이끌었던 정 욱 대표라는 점을 알게되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정 대표는 "그만큼 주위의 기대가 컸기에 그동안 더 힘들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잘나가던 게임사를 그만두고 3년전 넵튠을 만들 때만 하더라도 정 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한게임 출신인데다, 한국 게임산업의 최고 주류인 서울대 공대 인맥만 해도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하지만 초창기에 개발한 야구게임과 사천성 게임이 연달아 시장으로부터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자금도 바닥이 나기 시작했다. 창업 2년이 흐른 지난해 초 자금뿐 아니라 멘탈마저 흔들리는 큰 위기를 겪었다. 정 대표는 "한 때 잘나갔던 게임 베테랑이라는 자존심마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나를 믿고 따른 창업 식구들에게도 부끄러웠다. 여기서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우직함과 경험, 그리고 팀워크는 배신하지 않았다. 2번의 실패를 겪고 만든 3번째 사천성 게임인 '탄탄 사천성'이 드디어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다.
국내에서도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5월에 나왔는데, 최근 RPG 장르에 밀려 이렇다 할 신작이 없는 퍼즐 장르였기에 더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 유일의 정통 사천성 게임인데다, 한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실시간 대전 모드가 탑재돼 있고 수십종의 펫을 활용한 아이템전의 묘미 등 재미요소가 잘 배합돼 있기 때문이다. 게임명 그대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 준 셈이다.
정 대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배 가까이 오르며 비로소 안정적인 개발 기반이 마련된 것 같다. 무엇보다 '다시 뛰라'는 큰 용기를 주신 것 같아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 대표는 '탄탄 사천성'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에 도전하는 한편 '프로야구 마스터'와 '퍼펙트라인업' 등 이미 출시한 2종의 야구게임을 더 발전시키고, 동시에 내년에는 일본에서 야구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주위의 많은 도움이 있었던 우리도 힘들었는데, 다른 스타트업은 분명 더 어려울 것이다. 정부와 기존 게임사들이 지금보다 더 체계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스타트업의 경우도 현재의 인기 장르에 편승하기 보다는 최소 2~3년 앞을 내다보며 새로운 플랫폼에 대비하고 트렌드를 이끌어간다는 목표가 있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조언을 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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