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후아유' 조수향②, "센 연기, 고민 많았지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7-03 07:59


지난 16일 종영한 KBS2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에 출연했던 탤런트 조수향이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후아유'에서 조수향은 집안도 성적도 좋지만 뒤틀린 성격의 사춘기 소녀 '강소영'을 연기했다. 극중 왕따 가해자 역할을 맡은 조수향은 이중인격의 문제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주목을 받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악녀라도 괜찮다.

KBS2 '후아유-학교 2015'이 배출한 '역대급 악녀' 조수향을 만났다. 조금은 차가워 보이는 인상이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본색이 드러난다. 20대 중반의 아가씨답게 발랄하고 조리있게 촬영 에피소드를 전한다. 스스로를 "방방 뛰는 성격"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알 듯 하다. 그런데 이렇게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가 '왔다 장보리' 연민정(이유리)의 계보를 잇는 희대의 악녀를 연기했다니…. 아이러니다.

실제로 본인도 고민이 많았다. "처음부터 이 역할을 악역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캐릭터가 셌어요. 그런데 이전에 독립영화나 단편영화에서도 세고 슬픔있는 캐릭터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들은 날 처음으로 볼텐데 전처럼 센 연기를 해도 되나'하는 고민이 들었어요." 그도 그럴 것이 '더러워 정말', '들꽃', '눈길' 등 이제까지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전부 인상파 연기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위기를 맞는, 그래서 조금은 뒤틀리고 슬픔을 간직한 캐릭터를 연기했었다. 그리고 또 악역 섭외가 들어왔다. 신인에게는 어떤 특정 이미지, 센 연기만 하는 배우로 각인된다는 게 유쾌한 일은 아니다. 더욱이 악역이다. 본격적인 시작도 하기 전에 밉상 캐릭터로 전락할 수 있는 리스크도 있었다. 그래서 캐스팅이 되고도 복잡미묘한 감정에 빠졌다. "역할이 너무 세서 고민이라고 매니저 오빠한테도 말했어요. 그런데 같이 있던 언니랑 친구가 너무 잘됐다고 기뻐해줬고 매니저 오빠도 '첫 작품이니까 경험 쌓는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하자'고 했어요. 그래서 1화 방송 이후 반응에 더 충격이 크기도 했어요."


지난 16일 종영한 KBS2 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에 출연했던 탤런트 조수향이 2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후아유'에서 조수향은 집안도 성적도 좋지만 뒤틀린 성격의 사춘기 소녀 '강소영'을 연기했다. 극중 왕따 가해자 역할을 맡은 조수향은 이중인격의 문제아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 주목을 받았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초반엔 악플이 도배를 했다. 조수향이 강소영에 몰입해 이은비(김소현)를 괴롭힐수록 "보기 불편하다", "어떻게 저렇게 못될 수가 있냐"는 비난도 늘어났다. 그러나 회가 거듭될수록 반응이 달라졌다. 주인공에 비해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긴장감을 더해주는 찰진 악역 연기에 드디어 시청자의 마음도 돌아선 것. 시청자들은 "조수향이 '후아유-학교 2015'를 살렸다", "정말 리얼하다", "연기 참 잘한다"는 등 응원을 전했다. 촬영 중간중간 고비도 있었지만 그런 팬들의 응원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고.

본인은 "후련하다"고 말하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 노파심이 드는 건 사실이다. '후아유-학교 2015'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지만 한번 악역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기면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 베테랑 연기자인 도지원 역시 경빈을 벗어내기 위해 10여 년을 보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앞날 창창한 신인 배우에게 '악역 전문' 혹은 '센 연기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생긴다면 발목이 묶일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조수향은 쿨했다. "저도 드라마 중반부에는 역할이 너무 세지 않나 고민하긴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단순해서 그런건진 모르겠는데 끝나고 생각해보니까 다음 작품, 다른 인물을 하면 금방 그 인물처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강렬하게 인상을 남기긴 했지만 끝난 건 끝난거니까요. 제가 그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늘 해왔던 것처럼 연기하고 고민하고 열심히 하다보면 그런 걱정은 안들 것 같아요."

그러나 당분간 악역 연기를 찾아가진 않을 전망이다. "모두가 다 절 싫어한다는 기분이 너무 힘들어서 당분간은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나이 들고 좋은 작품이 있다면 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긴 해요."(웃음)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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