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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의 장기 컴백 프로젝트가 중대한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이미 2차례의 신곡 발표는 나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하지만 7월 1일 공개할 세번째 싱글 'D'는 앞선 두 차례와는 분위기가 달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빅뱅이 직면하게 된 3가지 위기를 짚어본다. 만약 이 위기를 돌파하고 다시 지난 5월, 6월과 같은 성과를 거둔다면 빅뱅은 K-POP 최고의 스타라는 명성을 더욱 확실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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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 완전체로 다시 뭉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그런 만큼 그들의 활동은 그 자체만으로 가요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휴식기 동안 솔로 활동으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줘 온 빅뱅이라고 하지만 '완전체'는 단순히 다섯 멤버들이 다시 뭉쳐 활동한다는 것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는게 사실이다.
그 결과 지난 5월 1일 발표한 '루저(LOSER)', '배배(BAE BAE)'는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 1, 2위에 오른 뒤 20일 가까이 차트를 장악했다. 말그대로 5월 한 달은 빅뱅으로 시작해 빅뱅으로 끝난 셈.
그리고 6월 2일 발표한 '뱅뱅뱅(BANG BANG BANG)'과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 역시 단숨에 차트 정상에 등극했다. 특히 기존에 발표했던 '루저'와 '배배'까지 계속 인기를 얻으며 한동안 톱 10 중 무려 4곡이 빅뱅의 노래들로 채워지는 이색적인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뱅뱅뱅'은 분명 '루저'와 비교하면 인기 상승세가 꺾이는 시기가 빨랐다. 엑소의 '러브 미 롸잇'과 초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13일부터 백아연의 '이럴거면 그러지말지'가 실시간 차트 1위로 올라오며 정상을 내놓아야 했다.
정상을 지키는 시기가 짧아지며 빅뱅 컴백 효과가 벌써 끝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컴백 효과'는 그저 오랜 만에 나왔기 때문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 뿐만 아니라 곡의 퀄리티에도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앨범이라고 해도 수록된 모든 곡이 타이틀곡이 될 수 없는 만큼, 빅뱅이 뒤에 발표하는 곡들은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7월 발표하는 곡이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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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란 그룹은 방송보다는 공연형 아티스트에 가깝다. 새 앨범을 발표해도 한달 정도 짧게 활동한 뒤 콘서트를 통해 팬들과 만나왔다. 심지어 활동 기간 중에도 순위 프로그램 중 일부만 선택해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는 것으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왔다.
그랬던 빅뱅이 이번 장기 컴백 프로젝트에서는 방송 노출이 잦아졌다. 우선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적어도 매주 1~2개의 순위 프로그램에 출연 했고 지난 6월 신곡 발표 때부터는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30일 오후 11시에도 'BIGBANG COUNTDOWN LIVE MADE SERIES 중간 점검!'을 진행한다. 세번째 싱글을 발표하게 된 빅뱅의 이번 활동을 점검해보고, 빅뱅이 개인 방송을 한다면 어떤 콘셉트를 보고 싶은지 팬들이 댓글을 달면 직접 답변하는 시간 등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
빅뱅의 팬이라면 그 어느때 보다 활발한 활동이 반가울 만도 하지만 가요 관계자들은 빅뱅 이미지의 과소비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빅뱅 같은 톱스타의 경우 히트곡 하나를 만들기 위해 순위 프로그램이나 포털 사이트의 생방송에 출연하는 것보다 노출을 자제하며 대중이 더욱 보고 싶어하게 만드는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진행된 포털 사이트 생방송의 경우 멤버 승리가 MC를 맡아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됐으나 빈약한 내용 전개로 출연한 멤버들 조차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는 대중과 직접 소통한다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포털사이트의 생방송이 오히려 빅뱅의 이미지 과소비란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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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도 걸그룹 대전에 무릎 꿇나?
빅뱅은 7월 1일에 'if you(이프-유)'와 '맨정신(SOBER)'을 발표한다.
'if you'는 지드래곤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빅뱅의 'MONSTER(몬스터)'를 작곡한 PK를 비롯해 태양의 솔로곡 '눈,코,입'을 TEDDY와 공동 작곡한 Dee.P가 작곡, 편곡을 함께하며 호흡을 맞췄다. '맨정신'은 테디와 지드래곤, 탑이 작사, 테디와 지드래곤, CHOICE37이 작곡을 함께 맡았다.
'if you'가 지금까지 빅뱅이 발표한 노래 중 가장 슬픈 곡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맨정신'은 계절감을 살린 신나는 섬머송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두 곡이 전달할 상반된 느낌에 팬들의 기대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빅뱅이 여름에 신곡을 공개하는 것은 지난 2008년 8월 '하루하루'가 실린 미니 3집 이후 7년만이라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빅뱅이란 점을 감안하면 두 곡 모두 차트 상위권 진입이 무난할 전망이다. 하지만 '루저'나 '뱅뱅뱅' 같은 장기 집권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장애물은 역시 '걸그룹 대전'이다.
지난 22일 씨스타와 AOA가 동시에 신곡을 발표한 직후 음원 차트는 여성 파워의 힘이 강해진 것이 사실. 씨스타의 '쉐이크 잇'은 29일까지 무려 8일째 실시간 차트 1위를 장악하고 있으며 AOA의 '심쿵해' 역시 톱3를 줄곧 지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마마무까지 '음오아예'로 5위에 올라 걸그룹 대전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월에는 최고의 걸그룹으로 꼽히는 소녀시대의 컴백이 예정되어 있고, 고정 남성팬이 많기로 소문난 걸스데이(6일)와 에이핑크(16일)까지 컴백 일정을 확정지은 만큼 빅뱅의 독주는 더욱 힘들 전망이다.
빅뱅으로서는 이미 5월과 6월의 컴백으로 쌓인 약점에 걸그룹들의 거센 도전까지 극복해야 하는 3중고에 시달리며 7월을 맞이하게 됐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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