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뤄진 친정 복귀...MBC는 이경규가 필요하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6-24 22:46 | 최종수정 2015-06-29 05:55


사진제공=MBC

'친정'으로 돌아가는 길은 이경규에게만 왜 이리도 멀고도 험난한 걸까. 한때 MBC 예능을 대표하던 이경규의 MBC 복귀가 또 한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MBC에서 7년 만에 맡은 정규 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 2015'가 2주간의 휴지기 동안 포맷을 전면 재정비 하면서 이경규가 맡아 왔던 스튜디오 촬영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포맷 변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하차이지만, "첫 술에 배부르고 싶다"는 유쾌한 농담으로 각오를 다지던 이경규에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2008년 방영된 '명랑 히어로' 이후 이경규는 한동안 MBC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2013년 설 특집 파일럿으로 방송된 '내 영혼의 밥상'과 지난해 추석 파일럿 '남북한 화합 프로젝트 한이불', 그해 10월 방영된 '국민고충해결단-부탁해요' 등 공익성이 가미된 여러 프로그램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지만 정규 편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앞서 이경규는 '경찰청 사람들 2015' 첫 방송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몇 차례 복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며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는데 타이밍이 좋지 않아서 돌아오지 못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경규는 방송 6회 만에 '경찰청 사람들 2015'를 떠나게 됐다. 이경규의 오랜 동료인 예능국 박정규 CP와 연출자 김유곤 PD도 연출에서 하차했다. 대신 '아마존의 눈물'과 '일밤-애니멀즈'를 선보인 김현철 PD가 연출진에 새로 합류했다. 기존의 재연드라마에서 벗어나 사건 현장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포맷도 바꾸고 각기 다른 주제의 3개 코너로 구성했다. 사실상 '새 출발'을 선언하는 셈이다.

그러나 이경규의 MBC 복귀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MBC에서 당장 진행할 프로그램은 없어도 PD들을 꾸준히 만나면서 신규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왔다.

이경규는 공익 예능을 대표하는 MC다. MBC는 공익 예능을 선도한 방송사다. 시너지는 이미 검증됐다. 둘의 조합은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기대를 품게 한다.

최근 이경규는 SBS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관찰 예능에 도전했다. '버럭'과 '호통' 이미지로 익숙하던 그가 유독 애견들에게 너그러운 모습에 '논현동 개들의 성자'란 수식어가 생겼다. 푸근한 이미지가 보태지면서 자연스레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 SBS '힐링캠프' 같은 토크쇼나 이경규의 대표 브랜드인 공익 예능 이외의 장르에서도 그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MBC가 이경규를 다시 찾아야 할 이유는 아직 많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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