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넥슨 박지원 대표의 리더십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다'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06-23 18:36



넥슨의 박지원 대표가 회사를 맡은지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빠르고 신속한 결정으로 변화무쌍한 시대에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힌 그는 취임 이후 넥슨을 빠르게 변화시켰다.

NXC 김정주 회장의 '넥슨은 이제 게임 개발을 하지 않느냐'란 질문에 초심으로 돌아가 개발회사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개발 전문 '인큐베이션 센터'를 설립했고 '모바일 조직'을 세팅하는 등 시장과 트렌드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였다.

대기업의 단점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결정이 느리고 의사결정이 쉽지 않다는 문제를 수평적 조직관계 아래 빠르게 처리하면서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표현이었다. 무엇보다 게임 유저를 직접적으로 대하는 IT기업으로서 그들을 이해하고 속도를 맞춰간다는 부분은 큰 장점이 됐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트한 경영은 과거의 유산이나 경험들에 대해 다소 과소평가하거나 평가절하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빠르게 처리한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기존의 기업문화를 크게 거스르는 부분은 자칫 기업의 조직원들에게 신뢰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현재 기업의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산물들이다.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피파온라인3 등 넥슨을 대표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박지원 대표가 취임하기 이전의 게임들이다. 물론 이로 인해 넥슨이 과도한 결제를 요구한다는 꼬리표가 붙긴 했지만 현재 기업을 지탱해주고 있는 게임임은 부정할 수 없다.

최근 넥슨의 게임 개발 방침은 '성과' 보다는 '기반'과 '초심'으로 돌아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RPG와 같은 인기 장르는 물론 비인기 장르 게임들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장르의 다변화를 추구하고, 시장이 어렵다고 평가하는 온라인게임도 꾸준히 퍼블리싱 하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기반에서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는 법이다. 의도와 시도를 좋았으나 결과물이 좋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그 도전이 의미가 있었는지 평가하기 쉽지 않다. 산업화 시대에는 과정만큼 결과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사업은 사실상 경쟁기업이었던 넷마블과 큰 격차가 벌어져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최근 1년간 서비스 했던 모바일게임들은 시장에서 큰 이슈를 만들지 못했다. 영웅의군단은 게임성으로 이슈가 되었지만 개발 기간과 투자에 비해 아쉬운 성가를 남긴 것은 사실이다. 넷마블은 그 사이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으로 시장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넥슨은 3분기 메이플스토리2와 서든어택2란 자사의 대표 타이틀로 시장의 평가를 기다린다. 과정과 시도도 중요하지만 두 게임의 성적이야 말로 박지원 대표가 취임하고 약 1년간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첫 결과물이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1년여의 기간 동안 자사의 대표 타이틀에 대해 큰 공을 들여왔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피파온라인3 이후 넥슨이 서비스하는 대표 게임이며, 리그오브레전드의 독주 속에 쉽지 않은 신작 온라인게임의 자리 잡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공들여 준비한 런칭 페스트벌이 메르스로 인해 취소되며 화려한 출발을 알리려했던 넥슨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서든어택2는 신작의 색깔과 게임성을 만들어야 함과 동시에 기존 서든어택의 서비스와 어떻게 이어나갈지를 결정하지 못하며 아직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메이플스토리2와 서든어택2의 런칭은 넥슨의 향후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칠 타이틀이다. 물론 두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라인업이 있고 기존 게임들이 있기에 회사가 흔들리지는 않겠지만 개발사와 퍼블리셔 사이에서 정체된 넥슨의 방향성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제 1년을 갓 넘긴 넥슨의 박지원 대표는 이제 '도전'과 '결과물'이라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빠르고 스마트한 리더십은 넥슨의 변화와 도전이란 측면에서 1년을 크게 움직여 왔고 그 결과를 하나둘씩 받아볼 시기가 됐다. 최근 1년간의 성적표와 앞으로의 결과물, 박지원 대표가 넥슨의 젊은 대표라는 무게를 양 어깨에 짊어져야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임에 분명하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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