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토리]1위 빅뱅-2위 엑소, 그래도 엑소가 웃는 이유는?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5-06-03 16:12 | 최종수정 2015-06-04 08:18


엑소의 신곡 '러브 미 라잇'이 빅뱅의 신곡 '뱅뱅뱅' '위 라이크 투 파티'와의 음원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가요계 '슈퍼매치'에 더욱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엑소는 신곡 공개와 동시에 음원 차트를 올킬한데 이어 3일 오후 2시 현재 빅뱅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1위 빅뱅 '뱅뱅뱅(BANG BANG BANG)', 2위 엑소 '러브 미 라잇(LOVE ME RIGHT)'.

3일 오후 2시 현재, 온라인 음악사이트 멜론의 실시간 차트 성적표다. 당연히 빅뱅이 웃고 엑소가 울어야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엑소 측의 환호성이 더 크다. 2위를 하고도 기뻐하는 엑소의 반응에 고개가 갸우뚱해지지만, 조금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쉽게 지금의 상황이 이해된다.

2015년 가요계를 대표할 수 있는 빅뱅과 엑소의 '슈퍼매치'가 드디어 시작됐다. 지난 2일 빅뱅이 먼저 '뱅뱅뱅'과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를 공개했고, 정확히 하루 뒤인 3일 엑소가 '러브 미 라잇'을 포함해 신곡 4곡이 담긴 리패키지 앨범을 오픈했다.

'슈퍼매치'의 첫번째 성적표는 각종 음악사이트가 발표하는 실시간 차트일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빅뱅이 엑소의 거친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했지만 오히려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 실시간 차트의 승자는 엑소라는 평가가 많다.

그도 그럴것이 빅뱅은 음원 시장에서 절대 강자이고, 엑소는 음반 시장에서 절대 권력임이 명확한 상황에서 엑소의 '러브 미 라잇'이 2위까지 차지한 것은 의외의 선전이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엑소의 신곡이 발표되기 전, 실시간 차트에서 엑소가 빅뱅의 '뱅뱅뱅'과 '위 라이크 투 파티'의 중간으로 파고 들어간다면 최고의 그림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이는 발표 직후 차트 1,2위를 싹쓸이한 빅뱅의 음원 파워를 엑소가 뚫어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엑소의 '러브 미 라잇'은 1위 '뱅뱅뱅'과 3위 '위 라이크 투 파티' 사이에 안착했다.

그러다보니 엑소 측에서는 2위를 하고도 승리의 환호성을 마음껏 내지를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엑소는 3일 새로운 기록 달성을 알렸다. 정규 2집 'EXODUS'가 75만3860장(3월 30일 출시), 2집 리패키지 'LOVE ME RIGHT'가 37만1160장(6월 3일 출시) 등 총 112만5020장의 판매고를 세우며 정규앨범 2장 연속 앨범판매량 100만장 돌파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수립한 것, 이번 밀리언셀러 등극은 정규 2집 발매 2개월여 만에 이뤄낸 기록으로, 음반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3년 정규 1집이 발매 약 7개월만에 100만장을 돌파했던 속도를 넘어 자신들의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며 더블 밀리언셀러에 올라 의미를 더했다.


엑소의 초반 선전은 엑소와 빅뱅이 이번 '슈퍼매치'에 임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더욱 크게 느껴진다.


빅뱅이 신곡 출시를 한 시간 앞두고 네이버 스타 캐스트에 출연한 모습.
빅뱅은 앞서 발표한 '루저'-'배배'와 비교해 '뱅뱅뱅'에서는 잔뜩 힘을 준 모습이었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지난 1일 네이버 스타캐스트에 출연해 "'뱅뱅뱅'은 빅뱅 하면 떠오르는 포퍼먼스가 강한 노래다. '루저'와 '배배'가 감성적이고 특이한 노래였다면 '뱅뱅뱅'은 '판타스틱 베이비' 같이 신나게 놀 수 있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반면 엑소의 '러브 미 라잇'은 앞서 발표한 '콜 미 베이비'와 비교하면 오히려 힘을 빼고 오히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이 곡은 후속곡의 느낌이 강하다. 엑소가 그동안 선보였던 실험적인 음악은 배제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부른 노래"라고 밝혔다.

신곡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보니 홍보 전략에 있어서도 큰 대조를 보였다. 빅뱅은 신곡 발표 1시간 전인 지난 1일 밤 11시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출연해 '빅뱅 카운트다운 라이브'를 진행했다. 특히 멤버들은 전날까지 중국 광저우에서 콘서트를 진행하고 당일 오전 입국한 상태로, 매우 이례적인 홍보 일정이라 할 수 있었다.


엑소
빅뱅에 비해 엑소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차분한 홍보 전략으로 대응했다. 신곡 발표 하루 전에 새로운 콘셉트로 변신한 엑소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공개한 것이 전부였던 것.

이처럼 불리한 조건에서도 엑소는 음원 차트에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한데 이어 뮤직비디오에서도 빅뱅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3일 오후 2시 현재 빅뱅의 '뱅뱅뱅' 뮤직비디오가 531만7135뷰를 기록 중인데 엑소의 '러브 미 라잇' 뮤직비디오는 한국어 버전이 238만4684뷰, 중국어 버전이 80만2053뷰로 합계 318만6737뷰를 기록했다. 빅뱅이 엑소에 비해 하루 빨리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엑소로서는 만족스러운 초반 성적표라 할 수 있다.

'슈퍼매치'의 초반 기 싸움에서 엑소가 빅뱅에 결코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이번 주말부터 시작될 두 팀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아직 두 팀 모두 무대 위에서 어떤 포퍼먼스를 보여줄지 공개가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주말 각 방송사 음악프로그램에서 어떤 무대를 꾸미느냐에 따라 대중의 선호도는 크게 바뀔 수 있다.


빅뱅
그렇게 본다면 어느 팀이 먼저 신곡으로 음악순위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느냐가 이번 '슈퍼매치'의 중반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음악프로그램마다 친 엑소, 친 빅뱅이 갈리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수 역시 비슷해 결국 누가 더 많은 1위 트로피를 들어올리느냐가 이번 '슈퍼매치'의 결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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