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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복귀와 그 이후, 극복해야 할 두가지 과제?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5-05-18 07:32 | 최종수정 2015-05-18 07:32


이수근. 정재근 기자

이수근 복귀를 둘러싼 찬반 양론이 이어지고 있다.

불법도박으로 사회적 물의(2013년 11월 불법 도박 혐의로 기소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선고)를 일으켜 1년 반 동안 방송을 떠났던 개그맨 이수근(40)이 조심스레 복귀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tvN 생방송 버라이어티 'SNL 코리아' 편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방송 출연은 호스트인 김병만과의 친분으로 이뤄졌다. 이날 방송에서 이수근은 '늑대 소년, 5년 후' '글로벌 위켄드 와이' 코너에 출연했다. 그는 논란을 의식한 듯 최대한 코믹 연기 자체에 집중하며 김병만의 연기를 뒷받침했다. '셀프디스'로 웃음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가짜 중국어 연기를 하면서 '푹 쉬라는 얘기야' '(내가) 많이 쉬어봤지만', '쓸데없는 짓을 해가지고'라며 자신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무난했다. 반복된 "고맙다"는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물론 '(복귀를 위한) 뻔한 레퍼토리'란 가혹한 시선도 있었지만….

이수근의 소속사 SM C&C는 1년 반만의 방송 출연 소식이 보도된 직후 "SNL코리아 게스트 출연 외에는 앞으로 정해진 활동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번 출연은 복귀에 앞서 대중의 반응을 살피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사실 그의 복귀는 기정사실이다. 시간문제일 뿐이다. 당분간 일회성 게스트 출연을 이어갈지, 아니면 바로 고정 프로그램으로 완전하게 복귀하느냐만이 남아있다. 어떤 결단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정작 중요한 것은 복귀 자체가 아닌 복귀 이후, 언제 복귀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복귀하느냐다.

역시 가장 크게 맞닥뜨려야 할 산은 여론이다. 대중의 시선 속에 큰 적대감이 없어야 해당 프로그램도 부담 없이 그를 선택할 수 있다. 사실 물의를 빚었던 연예인들과 비교할 때 이수근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자숙기간을 가졌다. 그보다 더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도 활동을 재개한 사례가 있다는 점에서는 살짝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할 정도의 자숙기간과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던 이수근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왜 그럴까. 애당초 기대 수준이 높았기 때문이다. 사고 전 이수근은 전형적인 대중친화적 예능인이었다. 특히 '1박2일'을 통해 푸근하고 정감가는 이미지를 쌓았다. 인간냄새 나는 진솔한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위안을 주며 교감해왔다. 그랬던 그가 불법 도박이라니, 대중의 놀라움은 배신감과 함께 분노로 변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 같던 친근한 이미지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어차피 돌아가야 할 모습도, 극복해야 할 과제도 과거 '인간미 넘치던' 이수근의 모습이다. 실망하고 떠났던 팬심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두세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하나, '예능인'이란 점도 복귀 이후를 의문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소다. 정해진 대본 틀 안에서 등장인물로 빙의되는 배우와 달리 예능인은 자신의 이미지 자체를 상품으로 내세운다. 예능 출연자에게는 실제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이 고스란히 이뤄진다. 게다가 적절한 순간 시청자에게 웃음을 던져야 한다. 하지만 그 웃음이 일부 화가 덜 풀린 시청자에겐 불편할 수 있다. 과거 사건이 이미지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탓일까. 재기에 성공한 배우들에 비해 물의를 빚었던 예능인이 빠르게 재기에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다. '유강신(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트로이카 시대'를 구가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강호동은 복귀 후 현재까지 과거 인기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보기 힘들다. 과거 인기를 회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신동엽 역시 정상을 다시 밟기까지는 복귀 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랜 침묵을 깨고 다시 대중 앞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는 이수근. 복귀 자체가 아니라 복귀 이후의 행보가 더 중요하다. 그가 과연 대중의 사랑을 완전하게 회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출발하려는 그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태도에 달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tvN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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