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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이제 정말 복불복이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5-11 15:28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 라움에서 KBS 2TV 금토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차태현(왼쪽부터), 공효진, 아이유, 김수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이 그동안의 노하우를 집약해 선보이는 첫 예능 드라마다. 박지은 작가와 서수민 PD가 기획하고, 표민수 PD가 연출을 맡았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국내 최고의 배우들이 의기투합한 '프로듀사'는 리얼한 예능 현장과 방송국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15일 금요일 밤 첫 방송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복불복이다.

그동안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뜨거운 감자. KBS2 금토드라마 '프로듀사'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 역대 최강 드림팀의 살신성인 개그

'프로듀사'는 역대 최강 드림팀이 집결해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우선 제작진 라인에는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그들이 사는 세상' '풀하우스' 등을 만든 표민수PD, '해피선데이' '개그콘서트' 등을 연출한 서수민PD가 포진했다. 출연진도 상당하다. 영화 예능 드라마 가요계를 종횡무진 활약하던 '코믹 연기의 달인' 차태현이 폐지 위기 '1박2일'PD 라준모 역을 맡았다. '파스타' '최고의 사랑' 등으로 '공블리'에 등극한 공효진은 예능국 8년차, '뮤직뱅크' 쌈닭PD 탁예진으로 출연한다. 말이 필요없는 '대세 남녀' 김수현 아이유는 각각 어리바리 예능국 신입PD 백승찬과 얼음공주 톱가수 신디를 연기한다. 여기에 김종국이 첫 연기 도전에 나서고, 박혁권 예지원 나영희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힘을 보탰다.

스토리 라인도 기대를 모은다. 박지은 작가는 여자 주인공을 통한 개그로 극을 이끄는데 탁월한 재주를 지닌 작가다. 정신줄 놓고 망가지는 천송이('별에서 온 그대' 전지현), '마녀 누나' 천윤희('넝쿨째 들어온 당신' 김남주)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 작품에서도 박 작가만의 개그 코드가 이어진다. 공효진이 연기하는 탁예진은 '자기 앞가림은 셀프',라는 생각과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 원칙에 입각해 움직이는 예능국 맞춤형 PD다. 도도한 말투에 남다른 포스가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 의도치 않은 몸개그를 펼치는 허당기를 갖고 있다. 박 작가의 전작과 같은 개그가 펼쳐질 예정. 또 예능국에서 잔뼈 굵은 서수민PD가 합류, 생생한 예능 에피소드가 녹아들었다는 점도 강점이다.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더 라움에서 열린 '프로듀사' 제작발표회에서 차태현은 "'1박2일' 유호진PD도 궁금해한다. 이 드라마를 기획하면서 예능국PD들에게 많은 걸 물어본 걸로 알고 있다. 개인의 에피소드도 많이 얘기한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본인도 굉장히 궁금해 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능 드라마라는 점도 신선하다. 일단 막장의 우려가 없다. 대신 이제까지 방송가를 다뤘던 드라마보다 훨씬 리얼하게 예능국을 비춘다. 차태현은 "막장 없이 방송국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리얼하게 그려진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능국과 드라마국의 콜라보 드라마이기 때문에 활용 범위가 넓다. '프로듀사'에서 '1박2일'이나 '뮤직뱅크'가 나오고, 반대로 '1박2일'이나 '뮤직뱅크'에서 '프로듀사' 촬영 모습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차태현은 "나도 예능 드라마라고 해서 과연 무엇이 다를까 싶었다. 촬영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내가 기대하는 부분은 가끔 음악 프로그램도, 예능 프로그램도 나오는데 실제로 그 프로그램에서 우리 드라마 촬영 분을 방송할 거라고 알고 있다. 그 부분이 과연 어떻게 나올지가 굉장히 궁금하다. 그런 부분이 기존 드라마와 좀 다른 점이 아닐까, 신선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익숙한 소재, 익숙한 장면

완벽해보이는 '프로듀사'에도 약점은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너무 익숙하다. 박 작가 특유의 개그 코드는 양날의 검이다. 재미를 줄 수도 있지만 바꿔 말하면 모든 작품마다 비슷한 캐릭터가 나온다. 여자주인공은 항상 까칠하고 도도해 보이지만 은근한 허당기와 남 모를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즉 김남주 전지현 공효진이 같은 맥락의 캐릭터를 보여주게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에능국에서는 쌈닭이지만 남자에게 차이고 술먹고 취해 차태현 등에 엎혀가며 갖은 주정을 부리는 공효진의 모습이 담겼다. 이제까지 박 작가가 그려온 여자주인공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캐릭터다. 더욱이 '별에서 온 그대'와 '프로듀사'는 텀이 짧다. 아직 대중이 전지현의 천송이를 완전 잊지 못한 상황에서 비슷한 캐릭터를 보여준다는 건 리스크가 있다. 결국 공효진이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풀어내는지에 따라 '프로듀사'의 명암이 갈릴 수도 있다.

또 하나의 위험 요소는 기대치가 최고조에 달해 있다는 것. '프로듀사'에 대한 관심은 상상이상이다. '프로듀사' 제작 소식과 출연진이 하나하나 공개될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는 '프로듀사' 관련 단어들로 도배됐다. 벌써 블로그 포스팅이 이어지고 있고, 제작발표회에도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다. 역대 최다 수준이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정말 완벽한데 사소한 실수 하나만 생겨도 대중은 '빛 좋은 개살구' 정도로 작품을 치부해 버릴 수 있다. 이미 달궈질대로 달궈진 대중의 기대 심리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프로듀사'는 15일 오후 9시 15분 첫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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