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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완의 영화 톺아보기]'톺아보기'='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라는 순우리말.
꽤 잘만든 19금 로맨틱 코미디 무비였다. 여자 비뇨기과 의사와 남자 산부인과 의사라는 반전 설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표현해 재미를 더했다. 게다가 둘 사이의 훼방꾼으로 등장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 하주희의 섹시미 역시 눈에 띄었다. 그는 파격적인 베드신까지 소화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강예원과 오지호의 연기는 이같은 영화의 맛을 한껏 잘 살려준다. 그동안 안방극장에서 봐왔던 오지호의 어수룩한 연기는 스크린에서도 빛을 발했다. 강예원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코믹 연기를 이 영화에서도 보기좋게 해낸다. 포장마차신이나 선술집신에서 강예원의 코믹 연기는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카메오의 활약도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왕성기(오지호)의 친구 정신과 의사 역의 홍석천, 푸드스타일리스트 맹인영(하주희)의 포토그래퍼 역의 김민교 그리고 마지막 하주희를 절망에 빠뜨리는 오민석 등 눈에 띄는 카메오들이 영화의 잔재미를 준다.
왕성기의 확성기신이 오글거리거나 이해가 가지 않을 수 는 있지만 두시간 동안 웃고 즐기기엔 무리없는 작품이다. 영화가 철학이라기보단 오락으로 보는 이들에게, 그리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탐탁치 않은 관객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