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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드라마, K-무비, K-팝에 이어 이제 전 세계가 K-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모델은 물론, 디자이너들의 팬덤이 형성되는 등, 패션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껏 들떠있다. 화려함만큼이나 치열함이 공존하고, 창의력만큼이나 지구력도 요하는 세상이 패션계다. 패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을 위해 스포츠조선은 톱모델 겸 배우 이영진과 마주 앉았다. 2015년 '떡국열차'를 시작으로 또 다른 자신을 내어놓는데 주저함이 없는 이영진. 그가 더 넓은 세계의 패션인을 초대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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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니, 이하 요 : 화보집을 우연히 봤는데 옛날 연구실이 나왔어요. 연구원들이 끈을 쪼매 입는 의상이 우선 재미있었기에 시작하게 됐어요.
요 : 음악감독이 이상순 씨에요. 친한 사이이기도 하지만, 음악적 감각이 대단해요. 뉴욕에서 작업해서 보내준 거예요. 장비나 CD를 많이 가져가지 않아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훌륭한 결과물을 보내줬죠.
-이-스티브J&요니P는 늘 친구들과의 협업을 자유자재로 재미있게 하는 것 같아요. 보는 사람한테도 전달이 되는 분위기가 있죠.
스티브, 이하 스:우리 곁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은 최고의 패션피플이고 최고의 음악인, 즉 각 분야에서 최고의 사람들이니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요즘 하고 있어요.
-이-두 사람 간의 분업과 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요?
스 : 예전에는 '네가 뭐하고 내가 뭐하자'라고 정해보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 조그마한 울타리 안에서 가르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결국 점점 같이 하게 돼요.
요: 다만, 서로에 대한 컨펌제가 있어요.
-이-콘셉트를 발전시키는 방법도 동일한가요?
스 : 우리만의 방식이 되긴 했는데, 아이디어가 생기면 '이거 한 번 해볼까', '저거 한 번 해볼까'라며 입으로 먼저 서로를 흥미롭게 만들어놓아요. 대화를 하면서 비주얼로도 상상을 하게 되고요
-이-세컨 브랜드인 SJYP는 런던 파리 백화점에 입점 됐어요.
요 : 언니 브랜드, 스티브J&요니P가 해외에서 오랫동안 차근차근 쌓아간 것이 있어서 동생 브랜드인 SJYP도 잘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국의 셀프리지나 리버티, 파리의 봉마르셰나 콜레트 등, 세계적으로 콧대가 높기도 한 톱 백화점을 SJYP는 한 번에 다 뚫어버렸어요.
-이-우리나라 유수의 백화점 입점과 차이가 있나요? 예컨대, 경쟁이 더 세다던가.
요 : 훨씬 경쟁이 세요. 유럽 톱 백화점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브랜드의 수는 한계가 있죠. 입점되기 위해 바이어들에게 메일을 보내는 전 세계 브랜드들 수는 엄청나게 많고요.
스 : 전 세계 브랜드만 해도 수십만 개가 넘는데, 그 와중에 셀렉트 되는 것은 몇 백 개가 안되죠. 봐주는 사람들의 범위 역시 훨씬 넓어지게 되고요. 이미 입점된 쟁쟁한 브랜드 관계자들은 모두 다 지켜보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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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 어떻게 보면 잘 몰라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나중에야 하게 됐죠.
요 : 우리 둘 다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사전에 리서치를 많이 하지 못했어요. 그러니 우리만의 방식으로 용감하게 도전했죠. 요즘은 리서치를 너무 많이 하다 보니 도리어 남들이 해놓은 방식대로만 올라가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찍부터 힘들 것이라 생각하고 좌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남 이야기는 많이 듣지 않고 실패도 겪어가면서 우리가 판단했어요.
-이-이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잖아요. 요즘 K-디자인, K-패션이 화제인데, 강점은 무엇인가요?
스 : 빤하긴 하지만 K-팝이 해외에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고 그러면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게 됐어요. 반대로 K-패션에 대한 관심이 문화 전반적으로 옮겨가기도 하죠. 그래서 더 유리해진 것은 확실히 있어요.
요 : 밖에 나가보면 실제 K-패션과 K-뷰티에 대한 관심은 엄청나요. K-POP보다 더 글로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이-정상에 있는 두 사람에게 여전히 남은 과제가 있다면요?
요 : 세계 진출 초기 단계인 만큼, 잘 정착해서 더 힘을 발휘하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죠. 유럽 쪽과 콜라보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서 올해는 세계적으로 더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 : 예전에는 이런 말을 하면 꿈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는데, 이제는 정말 현실화가 됐네요.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