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핫한 '60대 청년들'이 있을까? 복고 열풍의 아이콘 '쎄시봉', 더욱 뜨거워졌다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5-03-12 09:19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상벽, 윤형주, 조영남, 김세환(왼쪽부터)이 무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이상벽이 함께하는 쎄시봉 콘서트는 오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전국투어에 나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1/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60대 청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복고 열풍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쎄시봉 친구들이 전국 투어 콘서트를 시작한다. 지난해 서울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한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는 올해는 송창식 대신에 조영남(70)이 새롭게 합류해 윤형주(68), 김세환(67)과 화음을 맞추게 됐다. MC는 쎄시봉에서 '대학생들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이상벽(68)이 맡아 추억으로 떠나는 여행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올해 투어는 최근 쎄시봉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쎄시봉'이 화제가 되었던 만큼 공연 구성과 연출적인 요소 등을 모두 새롭게 준비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은 즉석에서 통기타 라이브를 소화하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MC를 맡은 이상벽은 "쎄시봉 시절에 송창식과 윤형주가 공연을 하면 여학생들이 엄청 몰려들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계층을 뛰어 넘을 정도로 호응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런만큼 공연장 대기실에서 '죽기살기로 공연을 하자'고 다짐을 한다"며 관객들의 큰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조영남이 영화 '쎄시봉'에 대해 극찬을 하고 있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이상벽이 함께하는 쎄시봉 콘서트는 오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전국투어에 나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1/
'2015년 쎄시봉' 콘서트에 나서는 '60대 청년들'의 이력은 화려함 그 자체다. 조영남은 서울대 재학 중 '쎄시봉'에서 여러 가수와 함께 활동하기 시작했고 1970년에 영국 가수 톰 존스의 '딜라일라'를 한국어로 번안한 곡으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대표곡으로는 '화개장터' '딜라일라' '제비' '사랑없인 난 못살아요'가 있다.

'쎄시봉'의 엘리트 윤형주는 송창식을 만나 트윈폴리오를 구성해 활동했다. 대표곡 '우리들의 이야기' '두 개의 작은 별' '비의 나그네' 등이 큰 인기를 얻었으며 특유의 말솜씨와 위트로 대한민국 대표 DJ로 인기를 끌었다.

김세환은 윤형주의 소개로 1971년 이종환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에 출연하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쎄시봉'의 형들이 만들어준 노래인 '사랑하는 마음'(송창식 곡) '길가에 앉아서'(윤형주 곡) '좋은 걸 어떡해'(이장희 곡)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김세환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이상벽이 함께하는 쎄시봉 콘서트는 오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전국투어에 나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1/
제작발표회는 50년의 우정이 증명하듯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면서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영남은 "내가 '노래를 못하니 가수를 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이 2명 있다. 그게 바로 윤형주와 이장희 인데 내 예견이 틀렸다"고 공개를 하자, 윤형주는 "(조)영남이 형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갈리는 것 같다. 방송에서 영남이 형의 말을 맞받아 쳤더니 시원했다는 분들이 있더라"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조영남의 합류는 '쎄시봉'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윤형주는 "지난해 송창식과 공연을 했을 때는 정돈된 느낌이었다면 영남이 형의 무대가 시작되면 조금 불안한 구석이 있다. 럭비공 같아서 생각하지 않은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그게 바로 영남이 형의 무대다. 오히려 젊은 관객들은 너무 정제된 표현보다는 영남이 형의 돌발적인 표현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쎄시봉'으로 넘어갔다. '영화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에 각자 자신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조영남은 "(내 역할을 한) 김인권 씨가 실제 인물과 거의 비슷한 것 같았다"며 웃어보였다. 윤형주는 "출연 배우들이 실제 인물들보다 훨씬 잘생겼더라. 그나마 강하늘(윤형주 역)이 실제 인물과 비슷하더라(웃음)"며 "강하늘이 정말 노래를 잘하더라. 나에 대해 얼마나 많이 연구를 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윤형주가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이상벽이 함께하는 쎄시봉 콘서트는 오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전국투어에 나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1/
영화 '쎄시봉'으로 다시금 '쎄시봉' 콘서트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색다른 무대도 준비했다. 영화 '쎄시봉' OST에 등장한 신곡 '백일몽'을 라이브 버전으로 공개하는 것. 윤형주는 "영화에서는 그동안 우리가 불렀던 노래들을 많이 불러줬는데 '백일몽'은 우리가 부르지 않았던 노래다. 따라서 우리가 영화를 보고 반대로 공연에서 '백일몽'을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쎄시봉'이 전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업그레이드 된 만큼 젊은 세대들을 위한 무대도 준비된다. 윤형주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노래를 부르고, 또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도 불러볼 생각이다"고 전했다.

오랜 시간 변함없는 우정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쎄시봉' 멤버들은 "방송국 복도를 지나가면 우리가 최고령이다. 한번은 god가 '선배님들처럼 우정을 평생 유지하고 싶다'고 하던데 그건 안될 얘기다"며 "우린 조영남 씨가 1만원을 가지고 오면 그건 조영남의 돈이 아닌 우리의 것일 정도로 공동체적인 속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돌들은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지며 서로가 라이벌이 될 수 밖에 없다. 본질적으로 우리와 태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2015 쎄시봉 친구들 콘서트 기자간담회가 1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상벽, 윤형주, 조영남, 김세환(왼쪽부터)이 무대에 올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이상벽이 함께하는 쎄시봉 콘서트는 오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하반기까지 전국투어에 나선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3.11/
지난 2010년 MBC '놀러와'에서 시작된 '쎄시봉' 열풍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는 중년 관객에서 '쎄시봉'은 단순한 공연이 아닌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상벽은 "쎄시봉과 동시대에 존재하던 다른 음악 감상실에서도 비슷한 공연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것은 쎄시봉은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며 "우리 공연을 오신 분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드림으로써 본인의 추억을 유추할 수 있게 만들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5 쎄시봉 전국투어 콘서트'는 3월 14일 성남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3월 21일), 일산(4월 4일), 수원(4월 11일), 전주(4월 12일), 부산(4월 18일), 서울(4월 25일), 대구(5월 9일), 인천(5월 23일) 등으로 이어진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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