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좌절은 없다' 대세 이승현 GSL 4강 진출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3-09 18:03


이승현

조중혁

이신형

'두번의 좌절은 없다.'

최근 KT롤스터로 팀을 이적한 이승현은 현재 대세 게이머로 불린다. 최근 국내외에서 열리는 어지간한 대회에서 최소 4강에 오르고, 우승컵도 자주 들어올리고 있다. '스타1'에서 이영호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를 휩쓸 때의 모습까지 연상될 정도다. 거의 약점이 없어 '완성형 저그'라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사실 이승현으로선 최근 일정이 만만치 않다. 새롭게 합류한 KT의 에이스로 팀리그인 프로리그에서 당연한 1승 카드로 기대를 받고 있는데다, 현재 동시에 진행중인 GSL 시즌1과 네이버 스타크래프트2 스타리그에서 상위권에 올라 동시에 3개 대회를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간간이 열리는 해외대회에도 꼬박꼬박 참가하고 있다. 물론 다른 팀의 주전 선수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이지만 이승현만큼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어쨌든 이승현은 지난주 올 시즌 가장 긴박한 일주일을 보냈다. 5일 스타리그 4강전에 이어 6일 GSL 8강전을 하루 간격으로 연달아 출전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이승현에 대한 관심은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승현도 역시 상위 라운드로 가면서 강한 견제를 완벽하게 막아낼 수는 없었다. 스타리그에선 아쉽게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GSL에선 최고의 명경기를 선사하며 4강에 오른 것.

이승현은 스타리그 결승행을 막아선 선수는 조중혁이었다. SK텔레콤 T1의 떠오르는 에이스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조중혁은 1~2세트를 내리 따내며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이승현은 3~5세트를 내리 따내며 결승 진출 고지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여기서 조중혁은 6세트에서 예상못한 역전승을 일궈낸 후 7세트마저 따내며 생애 첫 개인리그 결승행을 일궈내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같은 날 앞서 열린 첫번째 4강전에선 이승현의 동갑내기인 진에어 조성주가 KT롤스터의 김대엽을 4대2로 꺾으며 오랜만에 결승 무대에 서게 됐다. 조성주는 라이벌인 이승현과의 결승 맞상대를 원했지만 대신 기세가 오른 조중혁과 만나게 됐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오는 21일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다.

조중혁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그대로 물러날 이승현은 아니었다. 이승현은 GSL 8강전에선 '신 리쌍록'의 상대인 이신형과 매 경기 접전을 펼친 끝에 3대2로 승리, 4강전에 올랐다. 조중혁에게 패한 후 잠도 안 올 정도로 분했다는 이승현은 하룻만에 조중혁의 소속팀 동료인 이신형을 상대로 제대로 복수전을 성공한 셈이다. 이승현은 18일 열리는 4강전에서 CJ엔투스 김준호와 결승행을 다툰다.


이승현의 도전 무대는 이번주 해외로 옮겨진다. 12일부터 15일까지 폴란드 카도비체에서 국제 e스포츠 대회인 IEM 월드챔피언십이 열린다. 이승현은 이 대회에서 이신형과 16강에서 다시 한번 맞붙는다. 한국팬들을 열광시킨 '신 리쌍록'이 이번에는 해외팬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승현은 4강전을 준비해야 하는 반면 이신형은 이 대회에만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대된다.

두 선수를 비롯해 이 대회 '스타2' 16강전은 모두 한국 선수들로 짜여졌다. GSL과 스타리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간판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기에 국내 개인리그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스타리그 결승에 오른 조성주, GSL 4강에 오른 김준호, GSL 8강 진출에 아쉽게 실패한 박령우 등이 나설 예정이다.

한편 11일에는 문성원과 원이삭의 GSL 4강전이 열린다. 해외무대에서 국내로 복귀 후 한동안 적응에 실패했던 문성원은 GSL 16강 조추첨식에서 최약체로 꼽히는 수모를 당했지만 보란듯 예전의 기량을 회복해 4강까지 오른 상태라 좋은 경기가 기대된다. 원이삭은 반대로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해외팀으로 이적한 선수이기에 엇갈린 두 선수의 행보만큼 이번 승부에 대한 관심은 높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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