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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순수의 시대'가 5일 개봉했다. '순수의 시대'는 조선 초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왕자 이방원(장혁), 정도전의 사위 김민재(신하균), 태조 이성계의 사위 진(강하늘) 그리고 기녀 가희(강한나)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판 '색 계'라는 별명 답게 '순수의 시대'는 몇번의 파격적인 베드신이 등장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0년 '방자전'은 파격적인 베드신과 함께 조여정이라는 배우를 재발견하게 해준 작품이다. 고전 '춘향전'을 비틀어 방자를 주연으로 내세운 치정 스토리는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고 이에 곁들여진 방자(김주혁)와 춘향(조여정)의 '화끈한(?)' 베드신이 300만이 넘는 관객을 불러모았다.
2013년 개봉한 '은교'는 신인 여배우를 단숨에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김고은이라는 청순미 넘치는 배우의 노출 강한 베드신은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였다. 당시로서는 파격 베드신이라는 것 자체가 신인 여배우에게는 금기시 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은교'의 김고은은 단숨에 이같은 선입견까지 없앴다. 김고은은 이후에도 '몬스터'에 출연했고 '차이나타운' '협녀: 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 등에 캐스팅되면서 노출에 국한되지 않고 여배우로서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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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격 베드신이 등장한다고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엄마들의 포르노'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북미 지역에서 흥행하고 있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한국에서는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성 도착증이라는 한국인들에겐 다소 생소한 소재와 단순한 스토리 라인이 국내 관객들에게 어필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신인 여배우들의 파격 베드신을 내세워 흥행을 노렸던 '인간중독'이나 '마당 뺑덕'은 뻔하거나 다소 어설픈 스토리로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외에도 노출 강한 베드신만을 무기로 관객몰이에 나섰던 많은 작품들이 고배를 마신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한 영화 관계자는 "노출이 이슈가 돼 영화가 관심을 모으는 것은 영화에 나쁜 일은 아니다. 호기심에라도 관람하는 관객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이같은 관심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가 높지 않으면 금세 관객들의 외면을 받고 만다. 탄탄한 구성을 만들어놓는 것이 우선이고 적절한 노출을 가미하는 것이 성공의 정석"이라고 강조했다.
'순수의 시대'는 개봉 전부터 신하균의 '성난' 근육, 강하늘의 겁간신, 강한나의 파격 노출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언제나 자극적인 이슈가 먼저 주목받는다는 면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었을 때는 베드신이나 노출보다는 탄탄한 스토리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는 주요인이다. '순수의 시대'가 파격 노출과 탄탄한 스토리의 적절한 조화로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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