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스릴러 공식 비튼 '살인의뢰' 성공 가능성은?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3-02 17:48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영화 '살인의뢰'는 여느 범죄스릴러 영화와 꽤 다르다. 보통은 연쇄살인범을 잡는 것에 집중하지만 '살인의뢰'는 연쇄살인마를 잡은 후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작부터 출발점이 다르니 이야기 구성 자체도 관객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스릴러의 공식에는 충실하다. 예상치 못한 전개로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진행을 선보인다.

게다가 범죄스릴러에 꼭 어울리는 배우들을 배치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주연 태수 역을 맡은 김상경은 '살인의 추억' '몽타주'에 이어 세번째로 형사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이번 작품이 가장 속시원했다"고 전했다. 김상경은 "주위 사람들이 '살인의뢰' 줄거리만 보고 마치 '살인의 추억'과 '몽타주'에 이어 형사 3부작 같다고 하더라. 그 동안 극중에 범인을 잡지 못해 좀 담답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범인을 잡았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가장 속이 시원했다"고 설명했다.

김성균이 맡은 승현은 평범한 은행원이었지만 연쇄살인마에게 아내를 살해당한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인물이다. 자주 악역으로 스크린에 모습을 비추던 김성균이 이번에는 피해자 연기를 하게 된 것. 김성균은 "살인마를 연기할 땐 찝찝했다. 기분이 더러웠다"며 "피해자 연기를 하니 가슴이 아프더라. 두 캐릭터 모두 기분이 좋진 않다"고 설명했다.

박성웅은 피도 눈물도 없는 연쇄살인마 조강천 역을 맡았다. 본인 표현에 의하면 "역대 가장 악독한 역할"이었다. 그는 조강천 캐릭터를 연기하며 부녀자 10명을 잔혹하게 살해하면서도 죄책감이나 동정심조차 느끼지 않는 냉혈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그는 교도소 내 샤워장에서 알몸 액션 연기까지 펼치며 투혼을 발휘했다.

'살인의뢰'는 또 유명무실화된 사형제도에 화두를 던진다. 메가폰을 잡은 손용호 감독은 기존 범죄스릴러를 비튼 것에 대해 "법인을 잡고 난 다음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정의가 이겨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고 나서 사형 제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존 범죄스릴러 공식을 바꿔놓은 '살인의뢰'에 관객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오는 12일 개봉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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