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수상한 그녀' 복고 음악영화 불패 신화, '쎄시봉'이 이어가나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5-02-10 08:56



영화 '쎄시봉'이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면서 복고음악 영화의 '흥행불패'를 재현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쎄시봉'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개봉 첫주 주말동안 53만4680명의 관객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64만2287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그간 귀에 익숙한 음악을 무기로 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한 예가 꽤 많다. 가깝게는 지난해 초 '나성에 가면' '빗물'등을 리메이크해 내세운 '수상한 그녀'가 무려 860만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당시 스무살인 심은경은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히트한 노래 '나성의 가면'을 멋드러지게 불러 화제를 모았다.

'건축학 개론'도 복고음악에 기댔다. 이 영화에 등장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90년대 음악이지만 차트 역주행에 성공하며 400만이 넘는 관객을 유도했다. 이 작품과 음악 덕분에 개봉 당시 90년대 음악 다시듣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730만 관객을 모은 '써니'도 그렇다. '빙글빙글'이나 영화 '라붐'OST '리얼리티(Reality)'등이 인기를 모으며 영화의 흥행을 도왔다.


그런 면에서 '쎄시봉'은 복고음악 영화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60년대 큰 인기를 모았던 팝송 '웬 더 세인츠 고 마칭 인(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이나 '마이 보니 라이즈 오버 디 오션(My Bonnie lies over the ocean)' 그리고 '하얀손수건' '딜라일라' 등 번안곡에다 영화의 주제가라고 할 수 있는 '웨딩케이크'까지 관객들의 귀를 흔들어놓는다. 게다가 이장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그건 너' 등이 적재 적소의 멜로 포인트에 쓰이며 몰입을 돕고 있다.

이에 '쎄시봉' 문화를 직접 겪어보지 못한 젊은 관객층까지 주옥 같은 포크 명곡에 매혹되며 영화가 선사하는 복고적인 재미에 높은 점수를 줬다. 중장년 관객층은 지나온 청춘과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 추억의 음악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에 공감하고 있다. 김현석 감독은 "'쎄시봉'은 귀가 즐거운 음악 영화이자 애틋한 첫사랑을 그린 따뜻하고 훈훈한 사랑영화"라고 말했고 한효주는"눈물을 훔치는 관객 여러분들을 보니 영화를 다시 떠올리게 되면서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한 영화 관계자들은 "'쎄시봉'은 젊은 세대 배우들을 투입해서 '복고'를 세련된 트렌드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강점이다. 덕분에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2030세대에게도 트렌디하게 어필하고 있다"며 "이같은 장점에다 '토토가'나 '국제시장' 열풍과 맞물려 '쎄시봉'의 흥행은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쎄시봉'의 흥행가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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