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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이 가고 류성룡이 온다.
과거 이야기지만 현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해마다 일본의 독도 탐내기, 중국의 동북공정 등으로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외교로 맞이한 국가의 위기를 그렸다는 점이 공감포인트가 될 수 있다. '땅콩회항'을 비롯해 연일 '갑'의 횡포가 판을 치는 시기에 '갑'으로서의 권리를 논하는 대신 '갑'의 의무를 외치는 류성룡(김상중)의 모습은 서민들에게는 통쾌함을 안겨줄 것이다.
김상휘PD는 "'징비록' 제목 자체가 '과거 잘못을 반성해 다가오는 후한을 경계하자'는 뜻이다. 미래 위기에 대비하자는 게 기획의도다. 열심히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재용은 "이 작품을 꼭 봐줬으면 하는 분들이 있다. 여의도, 지붕이 열리면 마징가 제트가 나온다는 건물 아래 계시는 분들이 꼭 드라마를 봐야 한다. 대본을 보면 지금의 대한민국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김상중은 "마징가 제트가 아니라 태권브이"라고 정정, "극중 '나라에 변고가 생겼는데 책임지는 이가 없다. 장차 후학들이 이걸 보고 무엇을 배우겠습니까'라는 대사가 마음에 닿았다. '징비록'은 지난날을 반성해 앞날을 대비하자는 내용이 주다.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모두가 주인공이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반성하고 무엇을 대비해야하는지 준비할 수 있게 하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우는 "대부분 선조는 임진왜란 때 백성을 버리고 도망간 왕으로 알고 계신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역사와 선조에 대해 공부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은 선조를 재조명한 책도 많이 나왔다. 다른 관점이 있겠지만 지금 내가 선조를 맡고 있기 때문에 이 드라마를 통해 그도 그럴 수밖에 없던 이유가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그 인물에 대해 폭넓게, 당위성 있게 생각하고 그런 인물을 만들어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징비록'은 김상중 김태우 임동진 이재용 등이 출연하며 14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