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나가수', 복고열풍 업고 옛 영광 되찾을까?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5-01-22 09:23


사진제공=MBC

시즌 3 출항을 앞둔 MBC '나는 가수다'(나가수)가 때마침 순풍을 만났다. 1990년대 추억을 소환한 '복고 열풍'. MBC '무한도전-토토가'를 계기로 시작된 1990년대 인기 가수들의 귀환에 '나가수3'도 한 몫을 챙긴다. MC까지 맡은 박정현을 비롯해 '토토가'의 주역 소찬휘, 여고생 가수로 사랑받은 양파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990년대 대중가요 전성기의 수혜를 입은 2000년대 초반 활동했던 엠씨 더 맥스의 이수와 원티드 출신 하동균도 눈에 띈다. 유일한 보컬그룹인 스윗소로우와 역시 유일한 아이돌 멤버인 씨스타 효린도 있지만, 역시 옛 가수들에 대한 재조명이 더 돋보이는 라인업이다.

'나가수3'는 긴장감과 기대감 속에 21일 첫 번째 경연을 치렀다. 녹화 전 기자간담회를 가진 '나가수3'는 라인업을 공개하며 '완성도 높은 무대'를 예고했다. 연출자 강영선 PD는 라인업에 대해 "동시대에 호흡하는 보컬리스트들이 다채롭게 포진돼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 PD는 라인업을 철통보안에 부쳤던 이유에 대해 "중간에 가수가 출연을 포기하는 등 최종적으로 7팀을 확정짓기까지 변수가 무척 많았다"고 설명하며 "포맷 자체가 주는 부담이 엄청나기 때문에 가수들을 섭외하는 과정이 길고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나가수3'는 전체 13회로 제작된다. 지난 시즌에 있었던 연예인 매니저 시스템을 없애는 등 예능적 요소는 과감히 줄이고, 대신 음악에 대해 자유롭게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인 '음악감상실'을 새롭게 마련했다. 예능이 아닌 음악 자체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한 승부수다. 그러나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나가수'만의 특색이자 논란의 진원지였던 '탈락제'는 이번 시즌에서도 유지된다. 강영선 PD는 "탈락제의 존속 여부를 고민했지만 탈락제 없는 '나가수'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에 결국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 지었다"며 "대신 뮤지션들이 부담감을 떨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서 미션곡에 대한 선택권과 자율권을 많이 줄 생각"이라고 했다.

출연 가수들도 새 시즌을 앞둔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MC까지 맡게 된 박정현은 "시즌 1에도 출연했기 때문에 다시 나와도 되나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의 박정현이 존재하는 건 '나가수' 덕분이라고 생각해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시즌 1의 이소라, 시즌 2의 이은미 선배가 그랬듯이 나도 경연과 MC를 모두 편안하게 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소찬휘는 "나도 시즌 2에서 탈락을 맛봤던 가수라서 상당한 부담감이 있다"면서도 "다행스럽게도 1990년대 음악들이 재조명 되고 있는 흐름이라, '나가수3'에도 1990년대 열풍이 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파는 자신의 데뷔곡이었던 '애송이의 사랑'을 다시 부를 수 있는 기회라는 점 때문에 선뜻 출연을 결심했다. 양파는 "이 노래는 내겐 끝없는 짝사랑 같은 곡이다. 언젠가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겐 의미가 있다. 1990년대 음악을 새로운 장르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됐는데, 그 수혜를 받았던 사람으로서 열심히 음악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가수들을 위한 무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요즈음, '나가수3'는 가수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박정현은 "탈락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경연의 맛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가수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된다"며 "경연 당시엔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상당한 보람을 느끼는 무대"라고 자부했다. 효린도 "씨스타가 아닌 효린이란 가수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고, 스윗소로우 역시 "앨범을 내야만 음악방송에 나올 수 있는데, 비활동 기간에도 노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나가수'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가수'의 지난 시즌은 화제로 시작해 논란으로 끝났다. 이번 시즌 3는 끝까지 순항할 수 있을까, 예상치 못한 역풍을 만나게 될까. 첫 방송은 오는 30일 오후 10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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