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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안젤리나 졸리, 러셀 크로우 그리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이들의 공통점은 톱배우라는 것 말고도 한가지 더 있다. 바로 연기와 함께 감독 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이 여느 감독의 연출작 못지 않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아니 배우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하정우가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허삼관'도 그렇다.
실제로 영화 속 허삼관의 고향 공주의 마을은 춥고 배고픈 시절이지만 왠지 따뜻해 보이는 느낌이 있다. "한국전쟁 직후라 춥고 배고픈 시절이지만 기댈 수 있는 낭만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미술적으로 극화시켰던 부분이 컸어요. 개천에서 아이들이 놀고 빨래하는 장면도 그렇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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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자 주연 배우로서의 하정우가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감정 연기할 때는 연출을 같이한다는 것이 정말 힘들더라고요. 마지막 서울 장면에서는 단역 배우분들이 350명이나 등장하고 많은 물량이 투입된 신이었어요. 그것 전체를 진행하는데 감정 연기를 하려니 정신없었죠." 눈물 흘리는 연기를 하면서 본인이 "컷!"을 외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민망했어요. 누가 보면 이상하다고 했을 거예요. 여기서 눈물 연기를 하다가 막 뛰어 저기로 가서 모니터하고 다시 연기하고 그랬으니까요.(웃음)"
그렇게 감독 하정우의 두번째 연출작이 완성됐다. "처음 작품 '롤러코스터'는 워낙 저예산 영화에다 예술영화 범주에 들어가는 작품이지만 '허삼관'은 상업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이 필요했어요. 스태프 인원도 많고 더 꼼꼼하고 계획적으로 진행해야 했죠." 하지만 본인은 감독 하정우에 아직 만족하지 못한다. "신인감독으로서 두번째 작품일 뿐이죠. 경력을 더 쌓으면서 내 것을 내놓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고요." 그래서 하정우 감독의 다음 작품이 더 기대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