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속 천만 감독 윤제균, "'국제시장' 흥행 비결은 '공감''"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5-01-15 07:19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윤제균 감독이 시사회에 참석했다.

195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국제시장'은 오직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느 곳이라도 달려가고 무슨 일이든 기꺼이 해내는 이 시대의 아버지의 삶을 진정성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오는 12월 17일 개봉한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2014.11.24/

거침 없는 흥행 속도로 천만을 돌파한 '국제시장'. 무성한 논란 속에서 금자탑을 세운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연출을 맡은 윤제균 감독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세대간 공감"을 으뜸으로 꼽았다. "관객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라고 이야기를 시작한 윤 감독은 "영화에 대한 사랑을 주신 것은 세대간 공감이었던 것 같다. 부모님 세대는 살아오시며 고생하신 부분에 대한 작은 위로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젊은 세대들은 부모님의 희생에 대한 이해와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제균 감독에게 '국제시장'은 흥행 성적을 떠나 같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외형적으로는 '해운대'에 이어 연속 천만 고지를 밟았다. 천만 영화를 두번 연출한 감독도 처음이지만, 2번 연속 천만 돌파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윤 감독은 데뷔 초기부터 대중의 코드를 읽어내는데 탁월한 감각을 자랑했다.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 등을 통해 흥행력을 인정받은 그는 '해운대'로 결국 대박을 터뜨렸다.

그동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에 포커스를 맞춰온 그에게 '국제시장'은 기획 단계부터 전혀 다른 의미의 작품이었다. 정서적 중심에 '아버지'가 녹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바치는 영화였다. 전작들과는 의미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윤제균 감독은 지난해 11월24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국제시장' 언론시사 후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던 중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눈물은 파도를 타고 주위로 전파됐고, 특히 여주인공 김윤진을 펑펑 울렸다. 화장을 고쳐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똑같은 1000만인데도 느낌은 천양지차다. 첫 1000만 돌파 영화였던 '해운대' 당시를 떠올리며 윤 감독은 "그 때는 사실 들뜨고 흥분된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기쁜 마음도 있지만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천만에 대한 기대? 꿈도 꾸지 않았다. 윤 감독은 "의미가 전혀 달랐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최선을 다해 잘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 뿐이었다. 부모님 세대에 대해 위로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만, 젊은 세대에게는 너무 무겁고 교훈적으로만 흐르면 안될 것 같아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세번 울리고, 네번 웃기는' 명장면들이 탄생한 배경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윤 감독의 진심. 웰메이드 만듦새란 보람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진심은 예기치 못한 '현대사 미화' 논란을 훌쩍 넘어 관객들의 마음에 절절하게 전해졌다. '아버지와 가족'이란 짠하고도 가슴 시린 인간의 보편적 감성코드는 시공을 막론하고 통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셈. 진심과 다른 방향으로 흐른 '현대사 미화' 논란. 괴로웠지만, 역설적으로 영화 흥행에 주마가편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장년층에게만 어필하는 영화가 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통계적으로 20, 30, 40대 관객층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국제시장'을 찾았다. 1000만 돌파는 젊은 관객층의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든 관객분들, 특히 젊은 관객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는 윤 감독의 말 속에는 당초 의도했던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이 영화를 통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감격도 녹아있다.

현재 진행형인 '국제시장'의 식지 않는 행진. 윤 감독은 과연 앞으로 얼마만큼의 더 큰 흥행을 예상할까. "지금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더 이상 숫자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영화 '국제시장(감독 윤제균)'의 제작보고회가 10일 압구정 CGV에서 열렸다. 윤제균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한국 전쟁 당시 중공군에 밀려 흥남부두에서 부산으로 피난 내려온 한 남자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로 1950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압구정=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10/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