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침 없는 흥행 속도로 천만을 돌파한 '국제시장'. 무성한 논란 속에서 금자탑을 세운 비결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윤제균 감독에게 '국제시장'은 흥행 성적을 떠나 같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외형적으로는 '해운대'에 이어 연속 천만 고지를 밟았다. 천만 영화를 두번 연출한 감독도 처음이지만, 2번 연속 천만 돌파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기록이다. 윤 감독은 데뷔 초기부터 대중의 코드를 읽어내는데 탁월한 감각을 자랑했다.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 등을 통해 흥행력을 인정받은 그는 '해운대'로 결국 대박을 터뜨렸다.
그동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재미'에 포커스를 맞춰온 그에게 '국제시장'은 기획 단계부터 전혀 다른 의미의 작품이었다. 정서적 중심에 '아버지'가 녹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돌아가신 아버지께 바치는 영화였다. 전작들과는 의미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윤제균 감독은 지난해 11월24일 왕십리 CGV에서 열린 '국제시장' 언론시사 후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던 중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눈물은 파도를 타고 주위로 전파됐고, 특히 여주인공 김윤진을 펑펑 울렸다. 화장을 고쳐야 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똑같은 1000만인데도 느낌은 천양지차다. 첫 1000만 돌파 영화였던 '해운대' 당시를 떠올리며 윤 감독은 "그 때는 사실 들뜨고 흥분된 마음이 컸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기쁜 마음도 있지만 모든 분들께 감사한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중·장년층에게만 어필하는 영화가 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통계적으로 20, 30, 40대 관객층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국제시장'을 찾았다. 1000만 돌파는 젊은 관객층의 호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든 관객분들, 특히 젊은 관객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는 윤 감독의 말 속에는 당초 의도했던 세대 간 '소통과 공감'이 영화를 통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감격도 녹아있다.
현재 진행형인 '국제시장'의 식지 않는 행진. 윤 감독은 과연 앞으로 얼마만큼의 더 큰 흥행을 예상할까. "지금 숫자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더 이상 숫자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