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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미식회' 성공 여부? '예능대세' 전현무에 달렸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1-14 09:50


박용인, 홍신애, 전현무, 김희철, 강용석, 김유석등 tvN의 음식프로그램 '수요미식회'의 출연진이 13일 63시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수요미식회' 는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셀럽들이 식당의 탄생과 문화사적 에피소들을 곁들여 음식에 대해 다양한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먹방'에 치우친 기존 음식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맛집이야기다.
여의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수요미식회'는 음식 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 수 있을까?

'수요미식회'는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슬로건으로 음식 프로그램 상향 평준화를 꿈꾸는 식당가이드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 대표 방송인 전현무, '까다로운 입맛' 슈퍼주니어 김희철, 미식가 배우 김유석, '저격수' 강용석, 어반자카파 박용인, 요리 연구가 겸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신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자문단으로 합류했다. 연출을 맡은 이길수PD는 13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기존 프로그램은 레시피, 혹은 음식 그림이 베이스가 된 식당 소개가 많았다. 그러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먹으면 똑같은 음식도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았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수요미식회'는 특이하게도 '먹방 없는 음식 프로그램'이란 홍보 문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문가, 혹은 대박 식당 요리사가 요리를 하고 MC군단이 이를 맛보며 감탄하던 다른 요리 프로그램과 명맥을 달리하겠다는 각오다. 먹방 대신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풀어놓거나, 문 닫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식당에 대해 소개하는 등 '음식 이야기'를 메인 테마로 삼았다. 또 각기 입맛이 다른 패널들의 토크쇼를 통해 맛과 음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길수PD는 "어떻게 보면 적나라하고 디테일한 식당 가이드를 해드리는 프로그램이다. 누군가는 이런 게 좋고 싫고 다양한 의견들이 나온다. 그걸 보고 시청자분들이 판단해서 가실 수 있게 진행될 것 같다. '얼마나 다르겠냐'고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차별화 포인트 첫번째는 방송이기 때문에 섭외되는 식당만 맛집이라고 소개하자는 기준을 버린 것부터 새로운 시도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섭외가 쉽고 트렌디한 곳을 주로 방송에서 소개하다 보니 편중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음식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도 들어간다. 어떤 식당을 소개할 때 '맛있는 고기를 무쇠솥에 구워 줍니다'라는 말만 하는 게 아니다. 그 식당이 왜 그 당시 사람들이 몰려와 먹었는지, 그 시대 분위기는 어땠는지 이런 얘기부터 시작한다. 그 식당 단골도 몰랐을 법한 얘기를 하고, 모르셨던 분들은 한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만한 구성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전현무, 강용석, 김희철등 tvN의 음식프로그램 '수요미식회'의 출연진이 13일 63시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양모양의 케익에 촛불을 끄고 있다. '수요미식회' 는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셀럽들이 식당의 탄생과 문화사적 에피소들을 곁들여 음식에 대해 다양한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먹방'에 치우친 기존 음식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맛집이야기다.
여의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신선한 발상이다. 하지만 분명 의구심은 든다. '수요미식회'는 요리 프로그램이지만 시각과 미각이 아닌 청각에 의존하려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음식을 보고, 만들고, 맛을 보는 단계를 생략하고 특정 음식에 대한 패널들의 이야기만으로 프로그램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가 물음표다. 또 시청층에 주목해야할 필요도 있다. 대부분 음식 프로그램은 실제로 식단을 꾸려야 하는 주부들이나 맛집 블로거들을 시청 타겟으로 한다. 주부들은 실생활에 응용 가능한 레시피를 얻고자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맛집 블로거, 소위 말하는 파워 블로거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홍보할 수 있을만큼 화려하고 트렌디한 장소에 대한 정보를 얻길 원한다. 그런데 '수요미식회'는 이런 주시청층의 니즈와는 거리가 멀다. 레시피나 트렌디한 맛집은 소개되지 않는다. 식당 개업 안정기에 접어든, 어느 정도의 역사와 전통을 갖춘 맛집들. 이 맛집과 요리사, 그리고 요리의 역사와 비하인드 스토리, 맛에 대한 패널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가 전부다. 이런 면에서 일단 상당한 리스크가 예상된다.

이를 풀어내야 하는 게 MC군단의 역할이다. 요리 프로그램에 흔하게 삽입되던 그림들이 90% 이상 덜어내진 만큼, MC군단의 토크로 모든 걸 채워야 한다. 이들의 평가가 얼마나 솔직하고 정확하게 내려지는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이와 관련 전현무는 "보통 맛 프로그램은 칭찬 일색인데 우린 안한다. 그 식당에 가서 좋은 건 좋다고 얘기하고,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별로다'고 얘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상호명은 가린 상태로 솔직하게 얘기한다. 단순 먹방쇼가 아니라 미식회다 보니까 제대로 맛을 알고 음미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그런 점에서 신선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난 별론데'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그런 점에서 공감대가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전현무가 13일 63시티에서 열린 tvN의 음식프로그램 '수요미식회'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수요미식회' 는 '미식'에 일가견이 있는 셀럽들이 식당의 탄생과 문화사적 에피소들을 곁들여 음식에 대해 다양한 토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먹방'에 치우친 기존 음식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를 꾀하는 맛집이야기다.
여의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예능 대세' 전현무의 활약상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전현무는 최근 MBC '나 혼자 산다', JTBC '비정상회담' '히든싱어' 등 각종 프로그램에서 MC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가 맡은 프로그램의 성공 케이스가 많아 '타율 좋은 다작 MC'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 전현무가 선택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일단 신뢰도가 높아진다. 그는 "잘된 프로그램이 꽤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안된 프로그램도 많다. 프로그램을 얼마 안하는 선배들을 보면 프로그램 선구안이 있다. 그런데 나는 그 정도 내공이 없다. 열심히 하는 게 비결"이라며 "너무 전문가만 있으면 시청자분들이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평범한 입맛을 대변한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초딩입맛의 MC로서 궁금한 걸 물어보기도 하고 공감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프로그램이 웃기진 않는다. 그런데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웃긴 프로그램은 아니다. '나 혼자 산다'도 그렇고 '비정상회담'도 그렇다. 단순히 웃긴 게 아니라 공감이 되고 진정성이 얼마나 들어가 있느냐가 포인트인 것 같다. 이 프로그램도 맛집 프로그램 중 가장 솔직하게 접근하려 하기 때문에 웃기진 않아도 재밌게 보실 것 같다"고 전했다.

'수요미식회'는 21일 오후 11시 첫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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