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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미리보는 오스카'라고 불릴 정도로 관심이 높다. 많은 부문에서 '골든글로브' 수상작들이 '아카데미' 수상작들과 겹치기도 한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 Foreign Press Association·HFPA)가 주관하는 상으로 뮤지컬 및 코미디 영화 부문과 드라마 영화 부문, 뮤지컬 및 코미디 TV시리즈와 드라마 TV시리즈, TV영화 및 미니시리즈 부문 등으로 세분화해 영화와 TV를 총 망라한 시상식이다. 이 가운데 뮤지컬 및 코미디 영화부문과 드라마 영화 부문 수상자들이 '아카데미' 수상자를 미리 점쳐보게 하는 것. 특히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권력자들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앞서 개최하는 것을 전통으로 삼고 있다. 또 1953년 외국인 저널리스트들의 후원자였던 전설적인 영화인 세실 B. 드밀(Cecil B. DeMille)을 기리기 위한 공로상 격인 세실 B. 드밀상을 제정해 시상히고 있다.
'조지 클루니에 케빈 스페이시까지' 별들의 잔치
드라마 영화 부문 작품상은 영화 '보이후드'가 차지했고 뮤지컬 및 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은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에게 돌아갔다. 즉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보이후드'와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의 각축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하지만 두 부분으로 나눠 시상하지 않는 감독상은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차지했다.
뮤지컬 및 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빅아이즈'의 에이미 아담스에게, 남우주연상은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에게 돌아갔고 드라마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가, 남우주연상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의 에디 레드매인이 차지했다. 부문을 나누지 않고 시상하는 여우조연상은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가, 남우조연상은 '위플래시'의 JK 심슨이 차지했다.
이외에도 최고 드라마 상에서는 '디 어페어'가 '하우스 오브 카드' '왕좌의 게임' 등 강력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하지만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예상대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케빈 스페이시가 차지했다. TV영화 및 미니시리즈 부문 여우주연상은 '어너러블 우먼'의 매기 질렌할에게, 남우주연상은 '파고'의 빌리 밥 손튼'에게 돌아갔다. 애니메이션상은 '레고무비' '빅히어로6'등을 제치고 '드래곤길들이기2'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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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골든글로브'는 12년 동안 배우들을 매년 15분동안 촬영해 화제가 됐던 '보이후드'의 손을 들어줬다. 드라마 영화 부문 작품상에 감독상(리처드 링클레이터), 여우조연상(패트리샤 아퀘트) 등 3관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보이후드'가 다른 작품들보다 '오스카'에 더 가까이 가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독특한 미장센과 색감으로 연출력을 발휘한 웨스 앤더슨 감독은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로 국내에서도 70여 관객을 모은 바 있을 정도로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다음 달 22일 열리는 '제 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국에서 340만 관객을 모은 '비긴 어게인'은 음악상이나 주제가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해 국내와 할리우드의 온도 차를 증명했다. '나를 찾아줘' 역시 여우주연상(로자먼드 파이크)과 감독상(데이빗 핀처), 갱상(길리언 플린) 등 주요 3개 부문에 후보를 냈지만 단 한부분도 수상하지 못했다.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넘게 모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는 완전히 찬밥 신세였다. 음악상 단 한 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이마저도 수상에 실패했다.
물론 미국 내 흥행 순위와도 차이가 있다. 2014년도 박스오피스를 보면 '보이후드'는 약 24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해 100위에 간신히 턱걸이 했다.(이하 박스오피스 모조)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97위, '버드맨'이 94위,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이 53위에 랭크됐다. 수상작 중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한 '드래곤 길들이기2'로 약 1억 7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16위에 올라있다. 흥행보다는 작품을 고려해 시상하는 '골든글로브'의 모습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