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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베일벗은 강호동 '투명인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5-01-08 15:03 | 최종수정 2015-01-09 05:43



강호동의 새 예능 프로그램 KBS '투명인간'이 베일을 벗었다.

'투명인간'은 복귀 이후 이렇다 할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강호동이 선택한 차기작이란 점에서 방송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던 프로그램. 하지만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탓일까. 뚜껑을 여니 어쩐지 싱거워보인다.


'투명인간', 어떤 프로그램?

'투명인간'은 2014년 tvN 드라마 '미생' 이후 핫 키워드로 떠오른 직장인을 예능에 끌어들인 프로그램이다. 연예인 군단은 실제 직장에 투입돼 직장인을 웃기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100초 안에 상대 직장인을 웃기면 연예인 팀이 1점을, 직장인이 웃음을 참고 연예인 팀을 투명인간 취급하는데 성공하면 직장인 팀이 1점을 가져가는 게 룰이다. 게임은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중간엔 뿅망치 게임을 통해 1명이 간식을 선물하는 '간식타임'이 포함돼 있다.

강호동이 메인MC를 맡았으며 하하, 가수 김범수, '예능 대세'라 불리는 M.I.B 강남, 개그맨 정태호, 모델 박성진이 MC 군단에 합류했다. 7일 첫 방송에서는 배우 하지원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시청자 반응은?

우선 첫 방송 시청률은 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 그쳤다. 최근 평일 심야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평균 시청률을 보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대에 미치는 결과도 아니다.

시청자 반응은 냉랭하다 못해 참담하기까지 하다. '투명인간' 시청자게시판에는 '단언컨대 재미없다', '안타깝다', '오글거리고 민망하다', '컨셉트에 문제가 있다', '모델은 왜 나온거냐'는 등 쓴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재밌었다' 혹은 '재밌을 것 같다'는 의견도 꽤 있었지만, 이들조차 '포맷 변경'을 조건으로 달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건 MC군단이다. 강호동 나홀로 고군분투 하는 가운데 하하와 정태호만 힘을 보탰을 뿐, 다른 MC들은 그야말로 '투명인간'이었다. 아직 예능 적응기를 겪고 있는 강남의 활약도가 낮았던 건 그렇다 하더라도 김범수의 '얼굴 미남' 컨셉트는 이미 너무나 많은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것이다. 4번 우려낸 사골 같은 개그가 통할 리 없다. 가장 큰 문제는 박성진. 웃기지 못하자 바로 포기해 버리고 주변을 맴돌며 껄껄대기만 하는 모습은 출연 이유가 '웃음'인지 '미남계'인지 물음표를 그리게 했다. 이미 첫 발이 불발된 상황에서 기회는 많지 않다. 제작진의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호동 역시 다시 '시베리안 호랑이'로 돌아와야 할 필요가 있다.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강호동은 '밀어붙이기식 진행'으로 큰 사랑을 얻었던 MC다. 그런데 '투명인간'에서는 일반인 상대 프로그램이기 때문인지 '강함'과 '융합' 사이에서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어찌됐건, 시청자가 원했던 건 산만한 분위기를 한 큐에 잡아주는 강호동만의 스파르타 진행이다. 그는 분명히 자신의 강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

포맷 정리도 시급하다. 갑자기 사람을 웃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투명인간'은 단순히 개인기로 직장인을 웃기라는 요구만 반복하고 있다. 어수선한 환경 속 맥락없는 웃음, 오버스러운 분장, 철지난 슬랩스틱이 이어지니 지루하다는 느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직장인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고민과 애환을 어루만지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편이 기획의도에도 맞다. '투명인간', 억지 웃음이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에 집중해야 할 때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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