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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2015년 한국 e스포츠, 어떻게 전개될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01-05 08:46


◇지난해 11월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블레이드&소울 : 비무제'에는 무려 3000여명의 관중들이 몰려드는 대성황리에 펼쳐졌다.

지난해 8월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액션토너먼트 2014 서머' 결승전에서 관중들이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너하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WCS의 최종 대회,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이승현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차기 e스포츠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XMX'

'다양화 경쟁, 본격 개막.'

한 때 급격한 위기를 겪었던 한국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덕분에 지난 3년여간 새로운 부흥을 맞았다. 올해 한국 e스포츠의 화두는 다양해진 종목의 본격 경쟁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LoL'의 인기에 눌려있던 국내외 e스포츠 종목들이 시행착오와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팬들의 관심을 잡을 수 있는 매력 포인트를 새롭게 장착,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에 질세라 'LoL'도 올 시즌부터 프로리그를 본격 출범시키고 리그 구조를 대폭 변경, 수성에 나선다. 따라서 올 시즌 e스포츠의 인기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를 통한 인기 유지

'LoL'은 지난 2년여간 한국 e스포츠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국내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일명 '롤챔스'가 계절별로 열렸고 해외에서는 연초 올스타전에 이어 연말 세계 최강팀을 가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가 지난해까지 4년째 이어지면서 연중 내내 인기를 독차지했다.

하지만 라이엇게임즈와 온게임넷이 열고 있는 '롤챔스'는 프로와 세미프로팀이 한데 어울려 토너먼트로 치르는 일종의 프로암 대회였는데, 그동안 프로화가 많이 진행되면서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4년째를 맞는 올해 드디어 프로팀들이 리그제로 펼치는 프로리그, '리그 오브 레전드 코리아'(롤챔스 코리아)가 출범한다. 기존 1개팀에서 2개의 형제팀이 출전하던 것을 탈피, 출전 선수 엔트리를 확대한 단일팀만 나와 풀리그로 경기를 치러 다승으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그 첫번째 시즌인 '2015 스베누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은 7일 오후 6시 서울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개막한다. 이 대회는 앞으로 14주간 열리고 이어 섬머 시즌이 이어진다. SK텔레콤 T1, KT롤스터, CJ엔투스, 진에어 그린윙스, 삼성 갤럭시, 나진 e엠파이어, GE 타이거즈, IM 등 8개팀이 출전한다.

매치업당 2경기를 치르던 방식에서 탈피, 3전 2선승제로 최대 3경기를 치러 승패를 가린다. 또 매 세트당 선수를 교체할 수 있다. 상대의 경기 스타일에 따라 효과적으로 선수 교체 카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치열한 작전 전개가 예상된다. 또 프리시즌에서 선보인 것처럼 밴픽 단계에서도 코칭 스태프의 참여가 가능하다.


8개팀의 풀리그는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그리고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다. 수요일은 1경기, 그리고 금~토요일은 2경기씩 치러진다. 각 팀간 2번의 매치업을 치르는데, 7일부터 2월 14일까지 1라운드를 진행하고 2월 25일부터 4월 11일가지 2라운드가 열린다.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상위 4개팀이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현장 관람은 사전 예약제이며, OK티켓(www.okticket.com) 사이트를 통해 5일 오후 5시부터 판매한다. 해당주 경기 모두 월요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단위로 티켓 판매가 이뤄지는데, 수요일은 3000원, 금~토요일은 5000원이다. 온게임넷은 보다 편안한 경기 관람을 위해 좌석 간격을 넓혀 경기당 200석만 판매하며, 다양한 현장 이벤트와 경품을 통해 흥미를 돋울 예정이다.

엔트리를 살펴보면 CJ가 가장 많은 8명을 보유한 가운데 SKT, 나진, 진에어 등이 7명으로 뒤를 잇는다. 반면 나머지 4개팀은 5명씩만 있어 선수 운용폭은 한계가 있다.

이상혁, 배성웅 등 2013년 우승 멤버를 보유한 SKT는 프리시즌에서도 4승1무로 막강한 전력을 과시, 우승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CJ는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홍민기와 박상면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강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롤드컵에 올랐던 나진 역시 프리시즌 2위에서 보듯 기존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첫 출전하는 GE는 정노철 감독에다 기존 나진 선수들을 다수 확보, 좋은 팀워크로 깜짝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롤챔스와 롤드컵을 연달아 제패하며 최강팀으로 꼽힌 삼성은 지난 시즌 후 기존 선수들이 모두 이적하는 충격적인 분위기라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다양화를 통한 인기 탈환

'리그 오브 레전드'의 등장으로 가장 큰 인기 하락을 겪은 종목은 '스타크래프트2'이다. 올해로 3년째를 맞는 WCS(스타2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체제를 대폭 개편하고 다양성으로 무장, 인기 재탈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빠르면 올해 2번째 확장팩인 '공허의 유산' 출시도 앞두고 있는데다, 올드 e스포츠 팬들을 끌어모으는 '스타1' 이벤트 대회도 다수 열리면서 e스포츠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는 등 분위기는 괜찮다.

우선 한국 지역에서는 양대 개인리그가 부활했다. '스타2' 탄생 이후 곰eXP가 계속 주최하고 있는 GSL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해 새롭게 만들어진 SPOTV게임즈가 스타리그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WCS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2배 많아진 셈이다. 사실 지난 2년간 한국팀 소속의 '스타2' 프로게이머는 역차별을 받아왔다. 팀리그인 프로리그에 연중 출전하는데다, 개인리그가 GSL 하나밖에 없어 국내에서만 뛴다면 WCS 포인트를 획득할 기회가 크게 제한됐던 것. 반면 해외팀에서 뛸 경우 다양한 국제대회에 출전, 포인트를 많이 쌓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인리그가 1개 더 만들어졌고, 포인트 획득이 가능한 KeSPA컵이 올해에만 3회 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프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에게 기존 해외대회 출전을 지원하는 것과 더불어 KeSPA컵 시드를 배정하는 방식을 도입, 팀리그에서 더욱 최선을 다할 유인책도 마련했다.

반면 한국과 더불어 WCS가 열리던 북미와 유럽이 올 시즌부터 1개로 통합됐다. 유럽-중동-아프리카(14명), 북미(8명), 중국(4명), 중남미(2명), 오세아니아-동남아(2명), 대만-홍콩-마카오(2명) 등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별로 쿼터를 나눈 후 출전권을 획득한 선수들이 시즌별로 WCS 프리미어리그를 치러 포인트와 상금을 차지하게 된다. 세계 최강인 한국 선수들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해외에서 뛰는 한국 국적 선수를 최소화시켜 다른 국가 선수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측면이 함께 고려됐다.

지난해 말 개막한 2015 프로리그에는 지난해 뛰었던 IM 대신 스타테일과 요이(Yoe)의 연합팀인 ST요이가 출전하고 해외에서 뛰던 선수들이 대거 복귀,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한편 'LoL'과 '스타2' 등 외산 게임에 인기를 내줬던 국산 종목들의 반격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LoL' 다음으로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넥슨 'FIFA 온라인 3'의 경우 올 시즌 개인전에 집중하며 스타 만들기에 나선다. 본선에 오른 선수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해 경기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승강제를 도입, 보다 수준높은 경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넥슨은 자사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인 넥슨 아레나에서 '사이퍼즈'와 '던전앤파이터'의 최강자를 가리는 '액션토너먼트 2015'도 지난 2일 개막해 8주간 실시한다.

이밖에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등의 e스포츠 대회를 꾸준하게 펼치면서 팬층을 확보하고 있어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종목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영웅의 군단'으로 여는 모바일 e스포츠 대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하면서 이른바 'm스포츠'의 가능성도 타진한다.

엔씨소프트 역시 지난해 본격화해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던 '블레이드&소울' 대회, '비무제'를 올해 더욱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을 뛰어넘어 대만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4개국으로 확대된 국제대회로 격상시킨다. 향후 '블소'의 서비스 지역이 확대되면 본격적인 글로벌 e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빠르면 연내 출시되는 슈팅 액션 게임 'MXM'에 대한 e스포츠화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또 다른 종목 탄생도 예고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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