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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배재철을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살도 좀 찌우려고 했다. 근데 감독이 살을 더 찌우면 여성 관객들이 싫어한다고 말리더라. 하하. 영화 '카포티'의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나 '애비에이터' 같은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에서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가 해보고 싶었다."
그리곤 '더 테너'가 결코 녹록치 않은 과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쉽지 않다는 말엔 동감한다. 하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흉내만 낼 순 없는 노릇이다. 영어로 연기하고, 이태리어로 노래를 부르는 동안 모든 뜻을 이해하고 부르려고 했다. 오페라 가수도 무대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 뜻을 이해하지 않고 연기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내가 불렀던 모든 노래는 뜻을 정확히 알고 있다. 일일이 해석하고, 배웠다. 하루에 4시간 씩 1년을 연습했다." 그의 말과 표정에서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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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악 영화로서 기술적인 한계도 분명 비춰지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잡아두는 힘, 그 힘은 유지태이기에 가능했다는 호평이 많다.
"이 영화를 출연하게 된 계기는 음악 영화라는 점도 컸다. 김상만 감독은 국내에서 음악 영화를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감독이란 믿음이 컸다. '더 테너'를 자세히 보면 하이라이트 부분이 아닌 잘 알려지지 않는 구간을 들려주거나 그렇다. 사실 대중들이 아는 쉬운 구간이나, 신파적으로 더욱 영화를 몰고 갈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분명 음악 영화로서 레퍼런스를 남긴 영화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말미에 편한 대화가 오갔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유지태를 묻자,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아내(김효진)이 육아를 잘하는 성격이다. 아주 꼼꼼하게 아이를 키우는 것을 보면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놀랍다." 아내 바보가 따로없다. 슬쩍 유지태가 작업할 때 성격이 까칠하다는 평도 들었다고 던져봤다. 그는 부정 대신 '모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가 오래 걸렸다는 남다른 고충을 들려줬다.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편견이 눈에 보이는 실력보다 앞 설 때가 있다. 그는 마이너스로 시작한 믿음을 올곧이 채우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가꿨다. 그런 노력이 '까칠하다'란 평이 들릴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이뤄냈다는 것. 이해가 됐다. 그래서 유지태에게 부탁했다. 계속 까칠하게 남아달라고. 우리나라에 이 정도 까칠함을 피울 배우가 한 명쯤은 있어도 좋겠단 생각에 말이다 그가 까칠 할수록 관객들은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볼 수 있을테니.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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