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계범주, "저작권료요? 부모님께 용돈 안 받고…"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4-12-22 07:46


계범주가 '28.5km'를 타이틀곡으로 한 두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이 곡에는 가수 정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완성도가 높아졌다. 사진제공=PJR 엔터테인먼트

작사, 작곡, 편곡 그리고 프로듀싱까지. 가수 계범주는 이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자'다. 그저 해결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척 잘해 다른 가수들까지도 그와 작업을 하기를 원하는 숨은 실력자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제 '겨우' 24세란 점. 그동안 같이 작업한 가수의 명단에는 레인보우, 애프터스쿨, 블락비, 뉴이스트 등 인기 아이돌들이 많다.

직접 노래를 불러 버는 돈보다 저작권료가 더 '솔솔'할 것 같다. '월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계범주는 "용돈을 쓸만큼은 저작권료가 나온다. 부모님께 용돈 안 받고 생활할 정도"라며 살짝 웃어보였다.

주 장르는 힙합에 기반을 둔 R&B. 보통 힙합을 한다고 하면 사회에 대한 불만을 '시원하게' 토해내는 랩을 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계범주는 약간 다른 음악을 추구한다. "나도 때로는 딥(deep)한 음악을 만든다. 하지만 그 음악을 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지를 꼭 자문한다. 만약 내가 이해를 하지 못하면 그때부터는 대중 음악이 아닌 실험 음악이 되는 만큼 과감히 포기한다."

계범주가 다른 가수와 작업을 할 때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남자 솔로 가수와는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 "남자 솔로 가수에게 줄 정도로 좋은 노래라면 내가 부르는게 맞다. 그러다보니 여자 가수들과 남자 아이돌 그룹이 주요 고객이다."

직접 노래를 부르는 만큼 곡을 쓸때면 가수에 대한 배려가 앞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계범주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가수들은 무척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

계범주가 대중에게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로이킴이 우승한 지난 2012년 '슈퍼스타4'에서다. 당시 계범주는 톱12에 진출하는 것에 그쳤지만,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동안 싱글 2장, 미니앨범 1장을 발표하며 입지를 다져왔다.


계범주는 최근 두번째 미니앨범 '24'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발표한 첫번째 미니앨범 '썸싱 스페셜'은 주변의 이야기를 노래했다면 이번 앨범은 내 이야기를 담았다. 그만큼 더 진화한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28.5㎞'. 강변북로를 달려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간다는 내용이다. 처음에는 '강변북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려고 했지만 지난 9월 발표된 자이언티의 '양화대교'와 비슷하다는 의견이 있어 강변북로의 실제 거리인 28.5㎞를 제목으로 택했다.

이 곡에는 가수 정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해 완성도가 높아졌다. 계범주는 "곡을 쓸때부터 무조건 피처링은 정인 선배라 생각했다. 곡을 완성한 뒤 무작정 전화를 걸어 '도와 달라'고 부탁했더니 흔쾌히 '오케이'라고 말해줬다"며 "정인 선배는 목소리 뿐만 아니라 발음에 묘한 매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이번 앨범에는 피아니스트 겸 가수 윤한이 참여한 '미생', 미디움 템포의 힙합 R&B '왓 어바웃 미?', 랩퍼 던밀스가 참여한 '스물넷 때가 타', 레인보우의 조현영이 공동작곡으로 참여한 '노래할 기분이 아니야' 등이 실려있다.

계범주는 힙합을 하지만 랩은 하지 않는다. 대신 보컬로서의 매력을 드러내는데 더 집중하고 있다. 그의 보컬적 매력은 대부분의 장르를 평균이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다는 것. "이건 나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앨범을 통해 보컬적 평균치를 찾았다. 계범준 하면 어떤 목소리인지 대중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계범주에게 가장 원하는 것을 묻자 "여행"이라는 의외의 답이 나왔다. "싱어송라이터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곡을 쓸 소재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여행은 새로운 영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수시로 떠나야 할 숙제 같은 것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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