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PD, "'미생', 지상파에서 했으면 잘 안됐을수도…"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12-18 15:28


사진제공=tvN

김원석PD가 케이블 방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 씨네시티 엠큐브에서 tvN 8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미생' 김원석 감독과 정윤정 작가의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원석PD는 "사실 이 시점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어떤 사람도 힐링을 내세우고 싶어한다. 어렵기 때문이다. 감히 그런 말을 내세우지 말자고 처음에 얘기했었다. 처음에 공개된 포스터에 '그래도 살 만한 인생'이란 카피를 하지 말자고 했었다. 그런 카피는 내가 하려고 하는 드라마와 완전히 상반된 카피였기 때문이다. 우리 드라마는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인생'이지 '그래도 인생은 살만한 거 아닙니까'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거기에서 공감을 얻은 것 같다. '너도 힘들지? 이 사람들도 이렇게 힘들잖아. 그래도 살아야 하잖아'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미생'이 사실 아주 삐딱하게 보면 자기계발서로 읽힐 수도 있다. 그런데 원작을 읽은 사람 입장에서 그걸 드라마화하는데 '그래도 살만한 인생? 보고 싶지 않아'라고 할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드라마가 나가면서 의도가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또 "나는 사실 KBS에서 드라마를 배웠다. 그리고 여기에 등장하는 많은 좋은 선배들의 관계가 내가 KBS에서 신입사원 때 겪었던 일이 많다. 지상파에서 했다고 해서 드라마가 달라졌을 것 같진 않다. 다만 제약은 좀 있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지상파에서는 쉽지 않았을 결정이었을 것 같다. 매체의 차이가 좀 있는 것 같긴 하다. 그래서 지상파에서 했다면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미생'은 바둑 꿈나무 장그래(임시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뒤 낙하산으로 종합상사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과 인간관계를 사실감 있게 그려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지난 18화 방송분은 평균 시청률 8%를 돌파, 최고 시청률 9.5%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생'은 19일과 20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는 19화, 20화를 끝으로 종영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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