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작가, "최고의 명대사? '내일 봅시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12-18 14:48


사진제공=tvN

정윤정 작가가 집필 과정과 명대사를 꼽았다.

18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 씨네시티 엠큐브에서 tvN 8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미생' 김원석 감독과 정윤정 작가의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정 작가는 "작년 10월부터 프리 프로덕션 작업, 컨셉트를 잡는 논의를 해왔다. 서브 작가들이 투입되고 나서는 '직장인 드라마만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직장인을 통해 사람사는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다'는 얘기를 했다. 너무 큰 욕심이지만,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정서의 얘기를 해야될 것 같았다. 서브 작가들은 지금 30대다. 그래서 서브 작가들이 2~30대의 삶과 생각, 딜레마, 꿈, 트렌드에 대해 끊임없이 몇 달동안 얘기했다. 감독님과 나는 그 이상 세대, 40대의 삶과 생각, 원하는 바, 꿈에 대해서 계속 얘기했다. 밥 먹는 습관 같은 사소한 얘기들까지 다 하고 거기에서 서로가 공통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정서가 뭔지를 집어내기 위해 많은 토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리고 작년 말부터 상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두 친구가 대우 인터내셔널에 가서 오전 9시 출근해서 퇴근 시간에 맞춰 퇴근하며 똑같이 생활했다. 또 오후에는 출근일지를 적어서 우리에게 매일 보냈다. 보니까 맨 첫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앞에 인포메이션 아가씨가 있더라. 그 공기 주변의 냄새가 어땠다. 오른쪽으로 들어가니 사무실 문이 열리고 요구르트와 음료수 등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생생한 일지들을 보내줬다. 그렇게 한달 반을 거기에서 살았다. 그 안에서 이 친구들은 책상에 노트북 하나 놓고 앉아있었다. 감독님이 '그냥 앉아서 저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전화를 받는지. 알아듣지 못해도 그냥 앉아있어라'라고 했다. 당연히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몰랐지만 그 대화를 다 적고, 녹음하고, 못 알아듣는 말은 직원들에게 다시 물어보면서 출근일지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또 "두 번째는 거기에서 인맥을 쌓은 분들을 우리 직원들이 대본 쓰는 동안 카톡으로 연결해서 그때그때 아이템을 계속 묻고 용어 하나하나도 실시간으로 물었다. 그러면서 진행됐기 때문에 디테일은 잘 구축돼서 나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작가는 "나는 명대사를 만들기 위해 명대사를 만들수는 없다고 본다. 그 전에 명장면, 명감정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내일 봅시다'라는 대사를 가장 좋다고 본다. 항상 내일 봅시다라고 말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미생'은 바둑 꿈나무 장그래(임시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뒤 낙하산으로 종합상사에 입사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과 인간관계를 사실감 있게 그려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으며, 지난 18화 방송분은 평균 시청률 8%를 돌파, 최고 시청률 9.5%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미생'은 19일과 20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되는 19화, 20화를 끝으로 종영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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