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싱가포르 영화제 평생공로상 "韓현대 영화의 거장"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12-15 16:37


집행위원장 Yuni Hadi, 임권택 감독, 김지석 위원.(왼쪽부터)

임권택 감독이 제25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Singapore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평생공로상(Honorary Award)을 수상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는 영화의 예술적 가치를 고양하고 우수한 영화를 발굴, 소개하기 위해 매년 싱가포르를 비롯한 한국, 일본, 프랑스 등 약 45개국 300편 이상의 영화가 초청된다.

임권택 감독이 수상한 평생공로상은 탁월한 작품으로 아시아 영화 발전에 지속적인 공헌을 한 영화인을 기리고자 올해 처음 제정된 상이다.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측은 임권택 감독을 첫 수상자로 정한 것에 "한국 현대 영화의 거장이며 가장 존경 받는 감독"이라며 이유를 밝혔다. 임권택 감독은 "싱가포르 국제영화제에서 나의 영화를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고, 이런 따뜻한 상까지 주셨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시상식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진행됐다. 수상을 기념하여 영화제 기간 동안 임권택 감독의 전작 '만다라'(81), '안개 마을'(82)과 개봉을 앞둔 신작 '화장'의 특별상영이 있었다.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는 12월 4일 시작해 14일 막을 내렸다.

'화장'은 현재까지 제25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33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제34회 하와이 국제영화제, 제25회 스톡홀름 국제영화제, 제9회 런던한국영화제, 브리즈번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뉴라틴아메리카 영화제, 인도 케랄라 영화제에 초청되어 상영을 마쳤다.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 이야기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세월만큼 한층 더 깊어진 시선, 삶과 죽음, 사랑과 번민이라는 보편적인 감정과 공감, 시대와 소통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프로덕션으로 격조 있는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한국의 대표배우 안성기가 주연을 맡아 특유의 깊이 있는 연기로 인생의 서글픔과 끓어오르는 갈망이 혼재된 내면을 가진 매력적인 중년 남성 캐릭터를 선보인다. 배우 김호정과 김규리가 각각 죽음으로 스러져가는 아내와 생의 한가운데 가장 빛나는 여인을 연기한 '화장'은 내년 초 개봉을 예정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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