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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옥 별세] 남편 오승근, "숨 끊어지는 순간까지 연기하고 싶어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11-18 08:24


배우 김자옥이 투병 끝에 16일 오전 가톨릭대 서울 성모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故 김자옥 빈소가 마련됐다. 김자옥은 16일 오전 7시 40분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고인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재발하여 항암 치료를 해왔으나 14일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입원 치료 중이었고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고 전해졌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배우 김자옥이 투병 끝에 16일 오전 가톨릭대 서울 성모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故 김자옥 빈소가 마련됐다. 김자옥은 16일 오전 7시 40분 폐암에 따른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고인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 재발하여 항암 치료를 해왔으나 14일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입원 치료 중이었고 강남성모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고 전해졌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고(故) 김자옥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이 깊은 슬픔 속에서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오승근은 1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14호에 마련된 김자옥의 빈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사실 발인이 내일 모레다. 발인한다는 생각과 내가 집사람을 이렇게 마지막 보내면서 할 말은 항상 천국 생각을 했기 때문에 아마 천국으로 가리라 생각했고 나는 그렇게 믿는다. 온 가족과 여러분의 많은 사랑을 받아 가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자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앞으로도 항상 연기자로서 어릴 때부터 숨 끊어질 때까지 혼신을 다해 연기하길 원했었다. 여러분이 끝까지 김자옥이라고 하면 '그 사람의 연기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럼 더 이상 바랄 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투병 생활을 6년 6개월 정도 했다. 누구나 병을 가지고 있으면 열이 날 수도, 기침할 수도, 온 몸이 아파질 때가 가장 힘들었을 거다. 본인의 의지가 있다고 한들 의지로 버티는 거다. 나는 의사도 아니고 남편으로서 곁을 지켰던 것 뿐이다. 힘들다고 하면 나도 몸에 힘이 들어갔다.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다리 주물러 주고 배고프다고 하면 밥 주고 그렇게 병간호 했다. 나와 단둘이 있을 땐 울고 싶어했다. 아픔을 그다지 많이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그럴 때마다 참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다. 그건 극복해야 할 거다. 그럴 šœ마다 병원도 가고 약도 먹고 그렇게 견뎠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너무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투병하면서도 드라마를 5편 이상 했다. 해외 로케이션도 찍었다. 그래서 본인도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굉장히 놀랐다"고 전했다.

고인의 생전 모습에 대해 "모르는 분들은 공주 역할을 해서 김자옥 하면 공주라고 했다. 절대 나에게는 공주같은 행동을 한번도 보인 적 없다. 집에선 내 아내로, 내 아들의 어머니로. 항상 똑같이 행동해왔다. 연기할 때는 여러가지 모습이 있을거다. 어머니, 공주 역할도 하고 그랬다. 절대 집에서는 그런 모습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우리들이 보통 연기자로, 가수로 보는 각도가 다 다를거다. 하지만 자식들에게는 똑같은 엄마였다. 야단칠 땐 야단치고 사랑할 땐 사랑했다. 특별한 교육은 없었던 것 같다. 옆에 있는 것 같고, 집에 있을 것 같고, 어디에선가 꼭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우리 아들이 3월에 결혼한다. 결혼 날짜를 받아놨다. 그 결혼을 보고 싶다고 했었다. 참석하지도, 보지도 못하고 가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 얘기를 내가 들었을 때 힘내라고 했었는데 결국은 한 이틀 정도 혼수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 뒤로는 내 말은 들었어도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런데 내 말을 했을 때 내가 모든 걸 책임지고 편안히 갈 수 있도록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눈을 깜박깜박 했었다.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 아직까지 눈에 어른거린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멀리 가는 상황에서는 내가 더 이상 할 말이 있겠나. 평소에 안 하던 말, 평소에 생각했던 말을 했다. 약간 비밀스러운 말도 있어서 발표하진 못하겠다. 아무튼 '잘 가라, 편안하게 가라'고 했다. '조금 먼저 가는 것 뿐이지 누구나 다 가는 거니까 편안하게 가라'고 손을 꼭 잡고 이마에 입맞춤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김자옥과 내가 되고 싶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모든 것을 다 안고 간 것 같다. 나도 아직 실감은 안난다. 아주 긴 시간도 아니고 짧은 시간인데 어제의 일을 상기하고 얘기한다는 것이. 집에 있는 것 같고, 병원에 있는 것 같고 아쉽다. 그래서 아직까지 실감 안난다. 하지만 여러분 사랑으로 좋은 곳에 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보이진 않지만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빈소에는 이틀째를 맞아 슬픔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생전 가요계와 방송계를 아우르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고인인 만큼 수많은 스타들이 찾아와 애도의 뜻을 밝혔다. 배우 김미숙을 비롯, 이승기 이지아 나문희 이광기 윤소정, 방송인 유재석 강호동 김종민, 개그우먼 이성미 박미선 김을동 등이 직접 빈소를 찾았다. 또 배우 송혜교 유인나 등 많은 동료 후배 연예인들이 빈소 입구에 다 놓을 수 없을 정도로 근조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관계자는 "어제부터 오늘까지 많은 분들이 조문을 오셨다. 가요계와 방송계에서 모두 활동하셨던 만큼 각계각층에서 조문을 오셨고 화환도 보내셨다"고 전했다.

수척한 모습으로 조문을 마친 김미숙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황스럽고 마음아프다"며 "최근에 만난 적은 없다. 워낙 예수님과 같은 면이 있는 언니였다. 투병 사실을 알고있긴 했지만 잘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tvN '꽃보다 누나'를 볼 때도 자주 누워있거나 기대어 있는 모습이 보여서 '원래 저런 언니가 아닌데' 하면서도 잘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했고 마음 아팠다. 가족들은 이미 한달 전 예감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생전 고인에 대해서는 "사실 나는 중학교 때 (김)자옥 언니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배우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마지막 방송 출연작이 된 tvN '꽃보다 누나'에 함께 출연했던 이승기는 조문을 마친 뒤 미리 빈소에 도착했던 정동환 등 선배에게도 깍듯이 인사를 나눈 뒤 "경황이 없어 죄송하다"는 짧은 말을 남긴 채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김자옥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당시엔 완치된 듯 했으나 최근 암이 재발, 폐로 전이됐다. 이후 14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항암치료를 받던 중 16일 오전 7시 4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발인식은 19일 오전 8시 30분 엄수될 예정이며, 서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서 영면에 든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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