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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자옥의 남편인 가수 오승근이 깊은 슬픔 속에서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또 "우리들이 보통 연기자로, 가수로 보는 각도가 다 다를거다. 하지만 자식들에게는 똑같은 엄마였다. 야단칠 땐 야단치고 사랑할 땐 사랑했다. 특별한 교육은 없었던 것 같다. 옆에 있는 것 같고, 집에 있을 것 같고, 어디에선가 꼭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우리 아들이 3월에 결혼한다. 결혼 날짜를 받아놨다. 그 결혼을 보고 싶다고 했었다. 참석하지도, 보지도 못하고 가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그 얘기를 내가 들었을 때 힘내라고 했었는데 결국은 한 이틀 정도 혼수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 뒤로는 내 말은 들었어도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런데 내 말을 했을 때 내가 모든 걸 책임지고 편안히 갈 수 있도록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눈을 깜박깜박 했었다.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 아직까지 눈에 어른거린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멀리 가는 상황에서는 내가 더 이상 할 말이 있겠나. 평소에 안 하던 말, 평소에 생각했던 말을 했다. 약간 비밀스러운 말도 있어서 발표하진 못하겠다. 아무튼 '잘 가라, 편안하게 가라'고 했다. '조금 먼저 가는 것 뿐이지 누구나 다 가는 거니까 편안하게 가라'고 손을 꼭 잡고 이마에 입맞춤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김자옥과 내가 되고 싶다.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모든 것을 다 안고 간 것 같다. 나도 아직 실감은 안난다. 아주 긴 시간도 아니고 짧은 시간인데 어제의 일을 상기하고 얘기한다는 것이. 집에 있는 것 같고, 병원에 있는 것 같고 아쉽다. 그래서 아직까지 실감 안난다. 하지만 여러분 사랑으로 좋은 곳에 간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보이진 않지만 사랑해주시길 바란다.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수척한 모습으로 조문을 마친 김미숙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당황스럽고 마음아프다"며 "최근에 만난 적은 없다. 워낙 예수님과 같은 면이 있는 언니였다. 투병 사실을 알고있긴 했지만 잘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tvN '꽃보다 누나'를 볼 때도 자주 누워있거나 기대어 있는 모습이 보여서 '원래 저런 언니가 아닌데' 하면서도 잘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부고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했고 마음 아팠다. 가족들은 이미 한달 전 예감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생전 고인에 대해서는 "사실 나는 중학교 때 (김)자옥 언니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배우가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마지막 방송 출연작이 된 tvN '꽃보다 누나'에 함께 출연했던 이승기는 조문을 마친 뒤 미리 빈소에 도착했던 정동환 등 선배에게도 깍듯이 인사를 나눈 뒤 "경황이 없어 죄송하다"는 짧은 말을 남긴 채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김자옥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당시엔 완치된 듯 했으나 최근 암이 재발, 폐로 전이됐다. 이후 14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항암치료를 받던 중 16일 오전 7시 40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발인식은 19일 오전 8시 30분 엄수될 예정이며, 서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서 영면에 든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