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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엿보기] 먹방은 가라, 이젠 '쿡방'이다!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11-12 05:51



지난해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먹방' 열풍에 이어서 최근엔 '쿡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쿡방이란 요리하다는 뜻의 Cook과 방송의 합성어로, 출연자들이 직접 요리를 하고 레시피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진다. 요리책까지 발간된 KBS2 '해피투게더' 야간매점 코너가 쿡방의 좋은 예다. 쿡방은 기존 요리 프로그램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만들기도 어렵고 재료 구하기는 더 어려운 유명 셰프들의 정통 요리가 아니라, 야간매점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초간단 요리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요리를 못하거나 안 할 것 같은 출연자들이 뚝딱뚝딱 음식을 만들어내는 모습도 친근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tvN '삼시세끼'는 쿡방계의 샛별이자 대세다. 요리와는 거리가 먼 이서진과 옥택연은 이 프로그램에서 '요리왕'으로 변신했다. 강원도 정선의 시골 마을에서 가마솥에 밥을 지어 먹고, 맷돌로 커피콩을 갈아 핸드드립 커피도 만든다. 텃밭의 유기농 채소들은 깍두기와 장아찌의 재료가 된다. 군침돌게 하는 먹방 리액션도 없고 밥상은 더없이 소박하지만, 두 사람은 종일 수수를 베면서 하루 세 끼를 챙겨먹기 위한 노동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망했다"는 이서진의 독설과는 달리, 지난 7일 4회 방송에서 평균시청률 6.8%, 최고시청률 8.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최근 20대 여성 시청자들 사이에 반응이 뜨거운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는 쿡방의 선두주자다. '집밥 레시피 쇼'라는 소개에 걸맞게 국물떡볶이, 김밥, 된장찌개, 볶음밥, 두부조림, 비빔국수 같은 평범한 요리들을 다룬다. 김치의 대가, 돈가스의 대가, 돼지요리의 대가 등에게 제대로 맛내는 법을 배워보는 코너도 있지만, MC 신동엽과 성시경이 앞치마를 두르고 칼질을 하는 모습 자체가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재미 요소다. 두 사람의 맛깔스러운 입담도 이 프로그램에 양념 역할을 한다.

'오늘 뭐 먹지'의 연출자 석정호 PD는 "그동안 올리브TV에서 요리연구가나 셰프처럼 요리 잘하는 사람들이 알려주는 레시피 프로그램이 많았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도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며 "MC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감탄하는 모습은 물론이고 요리에 서툰 모습까지 감추지 않고 리얼하게 보여주려 한다"고 밝혔다. 석 PD는 "두 MC는 유명한 미식가라서 요리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음식의 맛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나날이 요리 실력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짚었다.

쿡방에 요리고수들이 등장하더라도 레시피는 평범하다. 오는 17일 첫 방송되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최현석, 정창욱, 미카엘 아쉬미노프, 샘킴, 홍석천, 김풍 등 유명셰프 6인이 게스트의 냉장고 속 재료를 가지고 15분 만에 요리를 만들어내는 푸드 토크쇼다. '아빠 어디가'에서 어설픈 요리 실력을 뽐낸 김성주와 쿡방보단 먹방에 어울리는 정형돈이 MC를 맡았다. 연출자 성희성 PD는 "셰프들의 요리대결과 게스트들의 식습관을 알아볼 수 있는 냉장고라는 매개체가 이 프로그램의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역시 같은 날 첫 방송을 준비 중인 MBC에브리원 '최고라면'은 아예 '라면요리'만을 다룬다. 2AM 창민, 레인보우 지숙, 개그맨 정주리, 방송인 파비앙, 백퍼센트 록현이 각 지역의 특산물과 라면을 조합한 최고의 라면 레시피에 도전한다. 이들은 라면 재료를 구하기 위해 강원도에서 시작해 전국 8도를 누빌 예정이다. MC는 가요계에서 손꼽히는 요리고수 창민이 맡았다. 창민은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요리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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