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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에 신입사원 장그래(미생)가 있고, 인천지검에 수습검사 한열무(오만과 편견)가 있다면, 방송사 보도국엔 수습기자 최달포(피노키오)가 있다. 이들 세 명의 캐릭터는 모두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초년병들이다. 최근 드라마계 화두인 '직장사'를 다룬 또 한편의 작품, SBS 수목극 '피노키오'가 오는 12일 전파를 탄다. 날마다 치열한 특종 전쟁이 펼쳐지는 방송사 보도국 사회부가 '피노키오'의 주요 배경이다.
이종석은 가슴 아픈 가족사를 지운 채 택시 운전을 하면 살다가 기자가 된 최달포 역을 맡았다.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동료배우들과 함께 SBS 보도국에서 리포팅 수업도 받았다. 그는 "잘 아는 사람이 사고를 쳤고 그 사실을 나만 알고 있다면, 보도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딜레마에 빠질 것 같다"면서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아울러 "여러 드라마에서 그려진 것처럼 기자들은 뚜렷한 신념이나 직업의식을 갖고 있지 않냐고 물어보니, 다들 먹고 살기 위해 일한다고 답하더라"며 "모든 일이 다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말해 현장에 참석한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박신혜는 '피노키오 증후군'으로 인해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최인하 역을 맡아 이종석과 멜로 연기를 펼친다. 박신혜는 "수십기자가 되면 경찰서에서 먹고 자면서 소위 '마와리'를 돈다고 하는데 나는 다큐멘터리로 간접경험을 했다"며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로 수습기자의 처절한 삶을 사실적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눈에 보이는 사실 뒤에 감춰진 진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며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뛰어다니고, 기사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는 사람이 기자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회부 시경캡(경찰서 출입 기자들을 관장하는 캡틴) 황교동 역을 맡은 이필모는 "캐릭터를 구현할 때 현실적으로 다가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전혀 모르는 직업이지만, 어떤 것이든 그 안에는 인간과 사랑이 있다. 이분들(기자)의 직업에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다. 다른 직업과 차별화 되는 건 '정신'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피노키오'는 5일 첫 방송된 MBC '미스터 백', 19일 첫 방송을 앞둔 KBS2 '왕의 얼굴'과 동시간대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각각 청춘멜로, 판타지멜로, 정통사극으로 장르가 다양하다. 이종석-박신혜의 조합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