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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작 드라마 열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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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화에 성공한 작품은 대체로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려냈다. 그런데 한국 만화와 달리 일본 만화는 일본 정서를 우리네에 맞게 변형시켜야 한다는 난제가 있다. 국내 정서에 어필하면서도 이미 원작을 접한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극을 각색하는 과정에서 변질이 생긴다. 없던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만들어진다. 이 뒤바뀐 설정은 항상 원작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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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칸타빌레' 역시 원작과 차이가 있다. 원작이 클래식에 집중하면서 주인공들의 삼각관계나 치아키-노다메의 가족사는 살짝 뒷전이었다면, 국내판은 이에 대해 좀더 상세한 설명을 붙였다. 설내일(심은경)-차유진(주원)-이윤후(박보검)의 깊은 삼각관계가 예고됐고, 차유진의 모친은 난데없이 학교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며 치맛바람을 몰고왔다. 청렴한 학장과 속물 근성에 찌든 이사장의 대립 구도 역시 한국 드라마의 기본 플롯을 따른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한국 만화는 드라마와 기본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에 작품을 조금 변형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특히 학원물이나 연애물의 경우엔 소재나 인물 관계가 만화에서도 비슷하게 그려져 극적 요소를 과하게 넣을 필요가 없다. 우리가 직접 일상에서, 혹은 주변에서 겪었거나 들었던 일이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도 쉽다. 하지만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건 쉽지 않다. 게다가 결과적으로 출연진 싱크로율 문제부터 하나하나 지적받기 때문에 원작의 인기가 부담 요소가 되기도 하고, 배우들도 캐릭터 파악 및 표현이 쉽지 않다. 더욱이 국내 정서를 완전히 따를 수도, 일본 정서를 완전히 지울 수도 없어 문제가 생긴다. 심한 경우에는 제목부터 하나하나 일본 측에 컨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결코 편한 제작 환경은 아니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