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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방송평] 첫방 '미녀의 탄생', '미녀는괴로워'+'아내의유혹' 기시감 득될까 실될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11-02 11:45


출처=SBS 홈페이지

주말 드라마 판도. 그 틀 안에서 SBS의 최근 존재감은 썩 변변치 못했다.

절치부심 SBS가 돌아온 한예슬을 앞세워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1일 첫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극본 윤영미, 연출 이창민, 토일 오후 9시55분). 뚱뚱하고 못 생긴 아줌마가 남편과 시댁의 배신과 사회적 멸시를 딛고 초절정 미녀로 변신, 가슴 후련한 유쾌, 통쾌, 상쾌한 복수전에 나선다는 설정. 사회적인 성찰이 필요한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반성적 주제를 로민틱 코미디 같은 유쾌한 분위기의 틀 안에 부어 주제의 심각함을 떨쳐냈다.

첫 회만으로 속단은 어렵다. 모든 드라마가 마찬가지지만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이 비슷한 정도로 열려있다.

줄거리?

지난 1일 첫 방송에서는 주인공 사라(한예슬)가 바로 등장했다. 이미 전신 성형을 받고 아시아 최고 미녀로 변신해 만인의 주목을 받는 상황부터 출발했다. 전신마취 후유증인 섬망 증세로 인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가운데 과거의 자신이던 사금란(하재숙)의 스토리가 병렬적으로 전개됐다. 뚱뚱하고 못생긴 아줌마가 사회로부터 받는 차가운 시선과 바람피우는 남편과 시댁의 배신이 그녀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결국 죽음 끝에서 인생을 바꿔준 한태희(주상욱)를 만나 변신에 성공한다. 한태희를 만나 사금란이 자신의 과거였음을 알게된 사라는 그와 함께 복수를 다짐한다.

시청률


무난한 수준으로 출발했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미녀의 탄생' 1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8.4%였다. 수도권은 그 보다 높은 9.8%. 동시간대 방송된 MBC '전설의 마녀'는 14.0%(수도권 15.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출처=SBS 방송화면 캡쳐
기대감

후발 주자는 경쟁 틀 자체를 바꿔야 산다. 업계 1위가 설정해놓은 틀 안에 들어가 싸움을 해봐야 백전백패. 그런 면에서 '미녀의 탄생'은 틀은 잘 잡았다. 차별 포인트가 있다. 독특한 분위기다. 복수전이 펼쳐질 분위기란 점은 옆 방송과 비슷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영 딴 판이다. 코믹적이고 과장적이고 심하게 말하면 만화적이기도 하다. 주말 저녁 무거운 짐을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소비하고 싶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엔 안성맞춤이다.

친근함도 무기다. '미녀의 탄생'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변신 설정과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복수 설정이 살짜쿵 결합된 상품이다. 두 작품 모두 스크린과 안방에서 큰 히트를 친 작품. 그만큼 시청자들은 기시감이 또렷하다. 지나가다 우연히 일단 한번 보게되더라도 이해가 빨라 계속 볼 확률이 높다.

불안감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도 된다. 광범위한 시청자들을 빠르게 흡인할 수 있는 장치이지만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 향후 극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아무래도 덜 할 수 밖에 없다.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이 드라마 흥행의 단계적 발전 과정임을 감안하면 다소 불안한 측면이다.

잔뜩 힘을 준 1,2회 이후의 전개 과정을 어떻게 내실 있게 채워가느냐도 제작진의 향후 과제다. '미녀의 탄생'은 초반에 빠른 전개로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웠다. 뚱뚱하고 못생긴 아줌마 시절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그 내용만으로 수 회차를 끌고 가도 무방했지만 1회에 이미 '변신을 끝낸' 사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제 주인공의 과거 시절은 회상 정도로 다뤄질 뿐이다. 과거 진실에 접근해 가는 과정도 스피디했다. 섬망으로 기억하지 못하던 사라는 1회 후반부에 자신이 바로 과거 사금란이었음을 알아차리고 복수를 다짐했다. 2회에는 의도적으로 전 남편에게 접근해 가며 본격적인 복수를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약 25%쯤 훌쩍 앞서 출발한 셈. 그만큼 사라의 향후 움직임과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뻔히 예상되는 식상한 틀에서 벗어나 얼마만큼 신선한 내용을 채워갈 수 있느냐가 SBS 주말 드라마 부활 신호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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