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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드라마 판도. 그 틀 안에서 SBS의 최근 존재감은 썩 변변치 못했다.
줄거리?
시청률
무난한 수준으로 출발했다. 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미녀의 탄생' 1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8.4%였다. 수도권은 그 보다 높은 9.8%. 동시간대 방송된 MBC '전설의 마녀'는 14.0%(수도권 15.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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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 주자는 경쟁 틀 자체를 바꿔야 산다. 업계 1위가 설정해놓은 틀 안에 들어가 싸움을 해봐야 백전백패. 그런 면에서 '미녀의 탄생'은 틀은 잘 잡았다. 차별 포인트가 있다. 독특한 분위기다. 복수전이 펼쳐질 분위기란 점은 옆 방송과 비슷하다. 하지만 분위기는 영 딴 판이다. 코믹적이고 과장적이고 심하게 말하면 만화적이기도 하다. 주말 저녁 무거운 짐을 털고 가벼운 마음으로 드라마를 소비하고 싶은 시청자들을 끌어모으기엔 안성맞춤이다.
친근함도 무기다. '미녀의 탄생'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변신 설정과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복수 설정이 살짜쿵 결합된 상품이다. 두 작품 모두 스크린과 안방에서 큰 히트를 친 작품. 그만큼 시청자들은 기시감이 또렷하다. 지나가다 우연히 일단 한번 보게되더라도 이해가 빨라 계속 볼 확률이 높다.
불안감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도 된다. 광범위한 시청자들을 빠르게 흡인할 수 있는 장치이지만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 향후 극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아무래도 덜 할 수 밖에 없다. '다음 회에 대한 궁금증'이 드라마 흥행의 단계적 발전 과정임을 감안하면 다소 불안한 측면이다.
잔뜩 힘을 준 1,2회 이후의 전개 과정을 어떻게 내실 있게 채워가느냐도 제작진의 향후 과제다. '미녀의 탄생'은 초반에 빠른 전개로 일찌감치 승부수를 띄웠다. 뚱뚱하고 못생긴 아줌마 시절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그 내용만으로 수 회차를 끌고 가도 무방했지만 1회에 이미 '변신을 끝낸' 사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제 주인공의 과거 시절은 회상 정도로 다뤄질 뿐이다. 과거 진실에 접근해 가는 과정도 스피디했다. 섬망으로 기억하지 못하던 사라는 1회 후반부에 자신이 바로 과거 사금란이었음을 알아차리고 복수를 다짐했다. 2회에는 의도적으로 전 남편에게 접근해 가며 본격적인 복수를 위한 작업에 착수한다. 약 25%쯤 훌쩍 앞서 출발한 셈. 그만큼 사라의 향후 움직임과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뻔히 예상되는 식상한 틀에서 벗어나 얼마만큼 신선한 내용을 채워갈 수 있느냐가 SBS 주말 드라마 부활 신호탄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