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속 장수원의 썸녀' 서윤아 "10년차 중고신인, 그래도 연기가 좋아요"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8-22 05:10


서윤아. 사진제공=스타이야기 엔터테인먼트

"장수원 선배님과 '사랑과 전쟁'에 같이 출연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장수원의 '발연기'를 콘셉트로 제작된 '발로미'라는 제목의 한 이동통신사 온라인 CF 덕분에 요즘 서윤아(26)는 색다른 즐거움을 경험하는 중이다. 장수원이 '썸녀'에게 친구가족 요금제 할인을 함께 받자며 구애하는 내용인데, 영혼 없는 표정에 경직된 말투로 뜬금없이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장수원의 모습에 폭소가 터져나온다. '장수원의 썸녀'로 출연한 서윤아도 촬영장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꽤나 애를 먹었던 모양이다. "당시 조명감독님은 아예 밖으로 나가버리셨다"면서 '큭큭' 웃음을 터뜨린다. 지난 4일 유튜브에 올라온 이 CF는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21일 현재 조회수 347만 건을 넘어섰다. 첫 장면에서 장수원의 차 바퀴에 발을 밟혀 '발발발발발'을 외치며 등장한 서윤아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네티즌의 주목을 받았다.

"제가 초등학교 때 젝스키스는 소녀들의 우상이었어요. 그런 장수원 선배님과 CF 촬영을 함께한다니 신기하고 설레더라고요. 처음으로 친구들에게 자랑을 했어요."

장수원은 감독이 연기톤에 대해 설명을 하자 '제가 열심히 하면 감독님이 원하시는 그 연기가 나올 것'이라며 쿨하게 답했다고 한다. 장수원은 '사랑과 전쟁'에 출연한 이후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모으며 '로봇연기의 대가'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장수원 선배님의 연기는 매우 진지한데 미묘한 톤이 있어서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덕분에 세상 어디에도 없는 CF가 탄생할 수 있었죠. 나중에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사랑과 전쟁'에 함께 출연하고 싶어요."


사진캡처=유튜브
'발연기 대가'의 명성에 살짝 가려졌지만, 사실 알고 보면 서윤아는 베테랑 연기자다. 중학교 때인 2001년 KBS 드라마시티 '밀짚모자'로 연기를 시작해 벌써 14년차. 최근에는 MBC 드라마 '호텔킹' 초반부에 사건의 비밀을 던져주는 미스터리한 '광녀'로 출연했고, 2012년 KBS2 '각시탈'에선 오목단을 배신하는 친일파 스파이 계순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밖에도 영화 '스캔들' '연애소설' '얼굴없는 미녀',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 '굿닥터' '그래도 당신' '신의 퀴즈' 등 여러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부지런히 활동을 이어왔다.

"독특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지만 그래도 '각시탈' 계순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에서 유일한 악역이고 트러블 메이커라 눈에 많이 띄었죠.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가 학생들에게 '각시탈' 계순이가 선생님 친구라고 말하니까 아이들까지 호기심을 보였대요.(웃음) 앞으로도 크지 않은 역이어도 시청자들께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서윤아는 "10년 넘게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리지 못했지만 연기가 꼭 하고 싶은 일이라 포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비중 있는 역에 캐스팅이 됐다가도 갑자기 다른 배우로 교체되거나, 아예 역할이 없어지는 일도 무수히 겪었다. 얼마 전에는 미리 출연 약속해둔 한국 드라마 때문에 중국 드라마의 여주인공 역할을 놓친 적도 있다.

"소위 말해 뜨지를 못하니까 연기는 내 길이 아닌가 하고 고민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요즘엔 생각이 바뀌었죠.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가 제 나이 마흔살이 될 수도 있겠죠. 이젠 시련이 닥쳐도 잡초처럼 일어날 수 있어요."

서윤아에게선 강단과 뚝심이 느껴졌다. '중고신인'답지 않은 여유로움이 그녀를 더 돋보이게 했다. "연기자란 직업이 정신적으로는 힘들지만 나이를 먹어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할머니 역할도 필요하니까요. 아직 인생의 절반도 안 살았는데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죠. 조급함보다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기대감이 더 커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서윤아. 사진제공=스타이야기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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