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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는 열두척이?" 역사적으로 본 '명량'의 4가지 진실게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8-12 04:35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명량'은 많은 곳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배우 최민식의 연기, 김한민 감독의 역량, 우리 사회의 문제까지 '명량'은 말 그대로 '신드롬'에 가깝다. 그리고 또하나 관심을 모으는 점은 역시 '명량'의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가 하는 것이다. 4가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자.

Q1> "신에게는 열두척의 배가 남아 있사옵니다." 12척? or 13척?

역사적으로 가장 의견이 분분히 나뉘는 것이 바로 명량대첩 당시 우리 수군의 배가 12척이었는지, 아니면 13척이었는지 하는 것이다.

일단 영화 '명량'에서는 거북선을 제외하고 12척의 배로 왜군과 맞서고 있다. 류성룡이 쓴 '징비록'에도 12척의 배에 화포를 싣고 나갔다고 돼 있다. 또 이순신 장군이 '난중일기'에 쓴 글에도 "12척의 배만 남아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항복이 쓴 '충민사기'에는 13척으로 나와 있고 '선조실록'에도 13척으로 쓰여 있다. '선조실록'에는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가 돼 전선 13척과 초탐선 32척을 수습했다"고 나와 있다. 여기서 초탐선은 첩보선의 일종으로 무장력이 약하고 승선 인원도 적은 어선 수준이다.

이렇게 기록마다 배의 수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몇 척이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게다가 12척이건 13척이건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Q2> "왜군에게는 133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130척? or 330척?


왜군의 배 역시 '선조실록'이나 '난중일기 친필초고본'은 130여척이라고 적고 있다. 또 이순신의 조카 이분이 쓴 '행록'에는 133척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유성룡의 '징비록'에는 200척, '난중일기 이충무공 전서본'에는 330여척이라고 기록됐다. 특히 '난중일기' 속 두 기록이 큰 차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친필초고본'은 이순신 장군이 직접 남긴 기록이고, '이충무공 전서본'은 정조 대에 많은 기록을 정리해 남긴 것이라 '친필초고본'의 130여척이 더 신빙성을 가진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이항복의 시문집인 '백사집'은 5~600척이라고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Q3> "거북선이 불타고 있사옵니다." 거북선, 있다? or 없다?

하지만 '명량대첩' 때 거북선이 있었나 하는 의문은 정확히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역사적 기록이 당시를 "원균이 칠천량 전투에서 대패하며 모든 구선(거북선)을 잃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한민 감독 역시 "거북선은 명량대첩 전에 소실됐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영화를 찍는다는 얘기를 듣고 주변에서 '거북선은 나오냐'고 많이 물어보더라.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닌가. 거북선이 불타는 장면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눈물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Q4> "배설이 도망가다 화살을 맞았사옵니다." 죽었니? or 살았니?

'명량'에서 배설(김원해)은 칠천량에서 12척의 배를 이끌고 후퇴해 이순신을 맞는다. 하지만 거북선에 불을 지르고 이순신을 시해하려 했고 급기야 배를 타고 도망치다 안위(이승준)의 활을 맞고 죽는다. 이중 12척을 배를 남긴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거짓이다. 실제로 도망을 가긴 했지만 이순신의 허락(?)을 받았다. 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고향을 가겠다고 하며 전장에서 이탈해 복귀하지 않은 것이다. 이후 조정에서 전국에 체포명령을 내렸지만 찾지 못하다 정유재란이 끝나고 1599년에 권율 장군에게 붙잡혀 서울로 압송된다. 그리고 참형을 당했다. 하지만 그가 쌓은 무공은 인정돼 선무원종공신 1등에 책록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순신 장군이 대장선에서 백병전을 펼친 것이나 군관 나대용(장준녕)이 권율(남경읍)을 찾아가 수군을 지켜달라고 읍소한 일도 없는 사실이다. 탐망꾼 임준영(진구)의 죽음 역시 사실이 아니다. 임준영은 실제로는 직접 이순신 장군에게 보고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고문 후유증으로 피를 토하는 것도 극적 재미를 위한 픽션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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