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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에서 10명의 북한 이탈 청소년과 함께 사는 노총각 엄마의 웃고 울리는 휴먼 다큐 '우리가족'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박원순 시장은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며 '우리가족'에 출연한 김태훈씨와 북한이탈청소년들을 시장실로 다시 한번 초대했다.
지난 7일 '우리가족' 관계자에게 관람 의사를 밝힌 박원순 시장은 약속대로 영화를 관람한 후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도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외에도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자리했으며 동부, 북부, 서부, 남부 하나센터, 서울 베네딕토수녀회 관계자들까지 참석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원순 시장은 "제가 서울로 전학을 왔을 때에 사투리도 심하고 볼품이 없었지만 지금 서울시장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진범이는 차기 서울시장이 될 수도 있겠어요"라는 말로 진범군을 격려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난 소감에 대해 하룡군은 "처음엔 많이 떨렸지만 시간이 지나니 괜찮아졌다"고 말하고, 박원순 시장의 저서 '원순씨를 빌려 드립니다'를 읽고 감명을 받은 경험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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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만 결코 특이하지는 않은 '가족'의 대표이며 '총각 아빠'인 김태훈씨도 '우리가족'의 개봉 이후 수 차례 GV 행사를 치러 왔지만 이날만큼은 긴장된 기색을 보였다. 김태훈씨가 "시장님께서 와 주시고 뜻 깊게 봐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오늘만큼은 떨린다"고 말하자 사회자 고희정씨는 "김태훈씨는 영화를 볼 때마다 울고 있는데 오늘은 떨려서 안 우시는 것 같다"고 농담했다. 이어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개선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김태훈씨는 "질문을 돌려 반대로 북한이탈주민을 생각할 때 여러분은 뭐가 먼저 떠오르는지를 여쭙고 싶다. 불쌍하거나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는 분들이 많은데, 보통 '우리'가 아닌 '그들'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해 현재 우리의 이웃이고 미래에는 가족이 될 수도 있다고 여겨주신다면 인식 개선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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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가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마무리하려 할 무렵 박원순 시장은 "한 마디 더 하고 싶다"며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북한은 물론 제3세계 사람들과도 다 같이 가족처럼 어울려 사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박원순 시장은 "가족 전체를 시장실로 초청하겠다"는 깜짝 제안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또한 "용기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그 이유는 '우리가족' 관람을 요청하는 이메일이 없었다면 영화를 보러 오지 못했을 텐데, 저에게 연락을 주셔서 이렇게 보러 올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관람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는 '우리가족'은 지난 달 24일 개봉해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전파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