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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다양성. 이제 우리 주위의 곳곳에서 쉽게 느껴진다. '대중적'이란 수식어를 붙이기에 살짝 주저됐던 문화 행사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대중 속에 확고한 정체성을 확보해가는 과정을 살펴 보면 말이다.
힙합 축제도 그 중 하나. 이제는 친숙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힙합 최고의 축제 '프리스타일 데이'가 지난 2일 서울 광장동 악스 코리아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변함없는 인기 속에 5년 연속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번 공연은 2500명의 관객의 열광 속에 마무리 됐다.
이어진 랩배틀 무대에는 예선을 거쳐 선발된 전국의 16명의 선수 중 경쟁 끝에 살아남은 4명의 선수들이 무대에 올랐다. 참가자들은 이제껏 갈고 닦은 랩을 선보이며 관객들과 심사위원 앞에서 경합을 벌였다. 기발한 라임, 표현들이 나오면 관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프리스타일 랩은 사전 준비 없이 즉석에서 주제에 맞는 가사를 만들어내야 하는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 프로 래퍼들도 어려워하는 분야. 이날 참가자들은 재치 있는 라임과 박자감각, 플로우를 선보이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랩배틀이 후 한국힙합의 원조 '가리온'의 무대로 공연의 막바지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절정의 무대는 독특한 엇박랩의 실력파 래퍼 '이센스'와 아이돌을 넘어선 천재 뮤지션인 '지코'의 몫. 이날 '프리스타일 데이 2014'를 찾은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힙합 속에 하나가 돼 축제를 온 몸으로 느끼고 즐겼다.
2006년부터 시작돼 힙합을 즐기는 사람들의 축제의 장이 된 '프리스타일 데이'는 내년 10주년을 맞이 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