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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우는 남자' '하이힐' '황제를 위하여' '신의 한수'
이런 캘리그라피가 영화의 제목에 활용된 것은 꽤 오랜 전이다. 기계적인 문자가 사용되던 당시만 해도 캘리그라피의 등장은 센세이션했다.
지난 2010년에 개봉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평양성' 제목 캘리그라피는 이준익 감독이 직접 만들기도 했다. 이 감독의 캘리그라피는 필체의 선이 굵고 거침없으면서도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분위기가 해학적이고 서민적인 영화의 감성을 잘 반영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전에도 이 감독은 '늑대와 춤을'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서울 무지개' 등의 캘리그라피를 담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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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공주'나 '도희야' '표적' '우아한 거짓말' 등의 작품은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린 글씨체로 주목받고 있다. '한공주'는 극중 타이틀롤 한공주의 아픔을 그대로 살린 듯한 굴림체로 눈길을 끌었다. '우아한 거짓말' 역시 평범한 명조체 같지만 극중 일어나는 사건을 담담히 표현했고 '표적'도 숨막히는 추격전 같은 이야기를 긴박감 있는 글씨체로 표현해냈다.
천편일률적인 캘리그라피는 이미지가 중요한 영화에 그리 좋지 않는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단순한 캘리그라피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글씨체로 영화를 표현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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