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도전'과 '비밀의 문' 사이 공백기, 사극팬 사로잡을 작품?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7-21 05:43


사진제공=KBS

KBS1 '정도전'이 떠난 빈자리가 크다. 여운은 길게 남고 헛헛한 마음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다. 사극의 본령을 바로 세운 '정도전'의 '대업'을 이어갈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작품은 SBS 대기획 '비밀의 문'. '뿌리 깊은 나무'의 세종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한석규가 영조가 되어 돌아온다. 그러나 방송이 시작되는 9월까지는 아직도 두 달이나 남았다. 그 사이 TV 앞에서 마냥 공황 상태에 빠져 지낼 수만은 없는 일. 젊은 감성과 참신한 소재로 사극 팬 공략에 나선 퓨전 사극들이 공백기 패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조선 총잡이', 개화기 청춘의 꿈과 사랑

KBS2 '조선 총잡이'는 조선 말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물이다. 복수를 위해 칼을 버리고 총을 잡은 조선의 제일 검의 아들 박윤강(이준기)이 부패한 권력에 맞서 싸우면서 민중의 영웅이 돼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히어로물의 기본 구성에 충실한 이야기 흐름 속에 격변기 조선 젊은이들의 이상과 사랑, 시대의 정의에 대한 질문을 날카롭게 벼려 넣었다.

이준기는 복수를 꿈꾸며 일본 상인으로 위장해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박윤강의 인간적 번민과 냉철한 카리스마를 뛰어난 감성 연기로 소화해 호평받고 있다. 또한 칼과 총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은 물론 고난도 맨몸 액션까지 대역 없이 소화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만들고 있다.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남상미와의 멜로 연기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시청률도 나쁘지 않다. 지난 달 25일 시청률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출발해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최근 방송인 17일 8회에선 자체최고시청률 10.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2위에 올랐다.


사진제공=MBC
'야경꾼 일지', 조선판 '고스트 버스터즈'

한동안 시간여행(닥터 진)과 반인반수(구가의 서), 귀신(아랑사또전)과 초능력(전우치)이 등장하는 판타지 사극이 안방극장을 강타했지만 최근엔 잠잠했다. MBC '야경꾼 일지'는 오랜만에 만나는 판타지 사극이라 특별히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엔 퇴마사인 '야경꾼'이 등장한다. 야경꾼은 조선시대에 밤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 시간에 순찰을 돌며 귀신을 잡던 사람들을 이른다. 그래서 기획 단계에서 '조선판 고스트 버스터즈'라고도 불렸다. 캐스팅 확정 이전에는 온라인에서 가상 캐스팅 라인업이 난무할 만큼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야경꾼 일지'는 귀신을 부정하는 자와 귀신을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귀신을 물리치려는 자, 세 개의 세력 사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조선 청춘들의 사랑을 버무렸다. 귀신을 보는 눈을 가진 불량 왕자 이린(정일우)은 백두산 소녀 도하(고성희)와 함께 귀신을 퇴치하게 되면서 백성의 삶을 돌아보고 적통 왕자로 성장해 간다. 조선 최고의 무관이자 싸늘한 카리스마를 지닌 무석(정윤호)과 조정 실권자의 딸 박수련(서예지)은 이린-도하와 엮이면서 4각 로맨스를 펼친다. '트라이앵글' 후속으로 8월 4일 첫 방송 예정이다.


사진제공=tvN
'삼총사', '나인' 제작진의 야심작

tvN '삼총사'도 하반기 손꼽히는 기대작 중 하나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tvN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의 송재정 작가와 김병수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이기 때문. 12개씩 총 3개 시즌으로 구성된 본격 시즌제 드라마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이유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를 모티브로 한 '삼총사'는 조선 인조 시대가 배경이다. 자칭 삼총사의 리더 소현세자(이진욱)와 그의 호위 무사인 허승포(양동근)와 안민서(정해인), 그리고 강원도 무인 출신의 열혈 초보 무관 박달향(정용화)이 조선과 명청 교체기의 혼란했던 중국을 오가며 펼치는 활약상을 담는다. 소현세자, 허승포, 안민서가 원작 소설 속 '삼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프로토스에 해당하는 인물. 박달향은 달타냥과 같은 역할이다. 극의 중심 축이 되는 소현세자 역의 이진욱과 박달향 역의 정용화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

소현세자의 아버지 인조 역을 맡은 김명수, 청 최고의 무관 용골대 역의 김성민, 조선의 세도가 김자겸으로 분하는 박영규, 삼총사의 스승인 최명길 역의 전노민 등 중견배우들의 탄탄한 뒷받침은 정통사극 못지않은 무게감을 느끼게 한다. 오는 8월 17일부터 매주 일요일 주 1회 편성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