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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강했다.
다시 뭉친 다섯 남자의 가요계 정복 스토리는 그렇게 다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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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 트랙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당초 타이틀곡을 정하지 않기로 할 만큼 한 곡 한 곡 정성을 들여 제작했다. 그동안 더블 타이틀곡, 트리플 타이틀곡 등은 앨범 퀄리티에 자신이 있는 가수의 경우 종종 시도를 해 왔지만 타이틀곡 자체를 정하지 않고 가는 경우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god의 당초 계획은 음원 유통사의 요구에 의해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 god의 컴백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싸이더스HQ의 김범준 본부장은 "유통사 쪽에서 타이틀곡 없이는 유통이 곤란하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트리플 타이틀곡을 정하게 됐다"며 "'새터데이 나이트' '아저씨와 메건리' '스탠드 업'이 타이틀곡이지만 팬들이 좋아해 주는 곡이 진짜 타이틀곡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실제로 8일 오후 2시 현재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는 메건리가 피처링한 '우리가 사는 이야기'와 아이유가 피처링한 '노래 불러줘요'가 1,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어서 '보통날' '새터데이 나이트' '스마일'이 3~5위를 기록 중이다.
god의 맏형 박준형은 앨범 공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진심으로 너무 오래 기다리게해서 미안했어요. 우리 fan god 가족 여러분~"이라며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앨범 만족하셨으면 좋겠네요. 사랑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음원 성적만 놓고 보면 god의 컴백은 일단 대성공이다. 마치 시간을 12년 전으로 돌려놓은 것처럼 god 음악의 힘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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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는 이번 컴백을 계획하며 데뷔 15주년을 기념한 앨범을 발표한 뒤 콘서트를 통해서만 대중과 만날 예정이었다. 방송 활동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있었던 것. 그런 사실이 알려지며 god의 콘서트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음원 공개 성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고, 더 많은 대중이 god의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는 의견이 많아지며 god 멤버들의 방송에 대한 당초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김범준 본부장은 "god의 출연을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많은게 사실이다. 멤버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으며 실제로 방송 활동을 하는게 어떠냐는 의견을 나눴다"며 "방송을 한다고 해도 많아야 1~2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정도일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는 다섯 멤버의 스케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걸림돌은 멤버 김태우가 오는 15일부터 '정글의 법칙'(SBS) 출연을 위해 장기간 출국한다는 것. 김 본부장은 "이미 오래 전에 '정글의 법칙' 출연을 약속한 만큼 현재 스케줄 조정은 불가능한 상태다. 김태우의 경우 열흘 정도 해외에 나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돌아오면 8월부터는 god 지방 투어가 진행되는 만큼 시간을 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성공적인 컴백 시나리오를 써가고 있는 god는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함께 품고 있다.
1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god의 장난 가득한 모습은 여전했다. 한 관계자는 "녹음실에서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멤버들이 장난치고 노는 모습은 예전과 변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전했다.
반면 멤버들은 시간 만큼 성장해 있었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졌고, 무엇보다 시간 약속을 더욱 철저히 지키고 있다. 예전에는 예정된 시갭다 늦게 도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이제는 약속 시갭다 훨씬 빨리 현장에 도착해 기다릴 정도다. 이런 현상은 나이가 많은 멤버일수록 더 강하다는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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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 공연의 특징은 멤버나 관객 모두 잠시도 앉아서 쉴 틈이 없을 정도로 활기차다는 것. 당연히 무대 위에 서 있는 멤버들의 체력 소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그런데 god 멤버들이 마지막으로 콘서트 무대에 섰던 것은 지난 2005년 11월 10일부터 12월 11일까지 5주간 총 20회로 진행된 'god 더 라스트 콘서트'. 더욱이 지난 2002년 탈퇴했던 윤계상의 경우 무려 12년간 콘서트 무대에 서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god가 과연 오는 12~13일 오후 8시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god 15주년 애니버서리 리유니온 콘서트(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에서 예전 같은 에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더욱이 맏형 박준형은 어느덧 45세가 됐고, 막내 김태우 역시 30대 중반(33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와 관련 김범준 본부장은 "체력이 예전과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무대에서 더욱 열심히 할 것이다"며 "예전에는 모든 것이 일이었다면 이제는 멤버들이 너무 즐겁게 즐기면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8집 수록곡을 비롯해 god의 기존 히트곡들이 대거 들려질 예정. 총 26곡이 불려질 예정이지만 공연장의 분위기에 따라 앙코르가 추가돼 최대 30곡까지 들려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god는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8월 2~3일에는 광주 염주종합체육관, 15~16일에 부산 벡스코, 23~24일 대구 엑스코를 거쳐 30~31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