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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상하이의 변두리를 그린 소설 '푸핑'(왕안이, 어문학사)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하지만 급속한 발전은 양극의 사회를 만들고 있다. 마천루의 첨단건물이 들어선 뒤편에는 전 근대의 삶이 여전히 존재한다. 중국의 권위있는 상인 마오둔문학상 수상작가인 저자는 상하이 도시 문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국내에는 '장한가'로 잘 알려져 있다. '푸핑'은 문화대혁명 직전인 1964년과 1965년 상하이를 배경으로 푸핑이라는 처녀와 그 주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작은 아버지 집에서 성장한 푸핑은 혼기가 차서 작은 어머니의 소개로 리텐화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 푸핑은 결혼 전 리텐화의 할머니가 보모로 있는 상하이에 간다. 푸핑이 들어선 상하이 골목 풍경은 자못 화려해보일 수도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할머니가 있는 집 대문 안쪽 인도 위의 여자들의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고 그녀들의 등 뒤로 비추는 빛의 윤곽만 드러날 뿐이다. 할머니와 연결된 상하이 번화가 화이하이로의 가정부 뤼펑셴의 이야기, 할머니의 연인 치 사부 이야기, 주인집 딸의 친구 타오쉐핑의 이야기는 화이하이로의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