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로잡은 충무로, 세계는 지금 韓영화 리메이크붐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4-06-10 08:00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 등 한국 감독들의 할리우드 러시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 영화의 해외 리메이크가 부쩍 늘어나면서 충무로의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

우선 올해 초 865만 관객(영진위 통합전산망)을 모았던 영화 '수상한 그녀'는 중국에서 '20세여 다시 한번'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된다. '수상한 그녀'의 투자배급사 CJ E&M 측은 지난 달 "'수상한 그녀'를 바탕으로 한중합작영화 '20세여 다시 한 번'(가제)이 다음날 중국에서 촬영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CJ E&M 중국투자배급팀 이기연 팀장은 "'20세여 다시 한 번'은 기존 중국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판타지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라며 "'수상한 그녀'를 모티프로 삼았지만, 중국 관객의 취향에 맞게 새롭게 각색 및 연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영화 '끝까지 간다'는 미국을 포함해 서너 개 국에서 리메이크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끝까지 간다'는 에드워드 웨인트롭 칸 감독주간 집행위원장으로 부터 "매우 정교하면서도 유쾌한 작품으로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평을 받았고 공식 스크리닝 이후에도 각종 해외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이에 각국 제작사에서 리메이크를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 것.

장준환 감독의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도 할리우드 리메이크가될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나우 필름의 이준동 대표와 '판의 미로'의 제작자 프리다 토레스블란코가 칸 영화제에서 만나 '화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또 김지운 감독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 역시 한 미국 제작사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장화 홍련'이 이미 미국에서 리메이크 됐고 '달콤한 인생'도 알렌 휴즈 감독이 리메이크 제작중이다. 이외에도 '신세계'와 '더 테러라이브'는 미국에서, '톱스타'는 중국에서 리메이크 러브콜을 받아 제작 준비중이다.


우리 영화들이 이같이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과 함께 리메이크 제의까지 받는 것은 꽤 고무적인 현상이다. 상업영화에서 색다른 기획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사실 해외에서는, 특히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서는 원작을 그대로 상영하는 것보다 리메이크를 선호하는 편이다. 이질적인 문화가 작품을 이해하기 힘들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 가운데 한국 영화가 리메이크 대상으로 많이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작품들이 전세계인들이 공감할만한 독특한 아이디어가 많이 등장한다는 이야기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하지만 '엽기적인 그녀'나 '올드보이' '시월애' 등 리메이크됐던 많은 작품들이 원작의 이미지를 살리지 못하고 흥행에 쓴 맛을 봤다. 단순히 리메이크된다고 환영할 것이 아니라 원작의 묘미를 어떻게 살리나 하는 것도 관심있게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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