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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밤 10시 30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 도로는 주차된 차들로 대혼란이 벌어졌다.
소녀시대, 엑소, 에이핑크, 비스트, 빅스, 제국의아이들 등 당대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이 총 출동한 만큼 드림콘서트에 쏠린 관심은 클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어느덧 아시아 최고 가수로 성장한 엑소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입장권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예매 전쟁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드림콘서트란 타이틀에 걸맞게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무대가 이어졌다. 엑소는 '중독'으로 무대를 시작해 '으르렁'까지 히트곡을 선보이며 4만 관객의 함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엔딩 무대에 오른 소녀시대는 미국 타임지가 발표한 '2014 베스트 송 25'에 뽑힌 '미스터미스터'로 세계적인 걸그룹의 명성을 입증했다.
또 대중교통을 이용해 현장을 찾은 상당수의 관객들도 한바탕 귀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와 관련 방송인 남희석은 8일 오전 트위터를 통해 "아이들이 보는 콘서트를 밤 11시에 끝내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는 어른들이 있으면 좋겠다. 훗날 어느 뉴스에서 예견된 사고니, 어른들의 잘못이니 따위의 이야기를 듣지 않기를"이라며 "밤 11시에 가까이 끝난 콘서트장 밖. 교통편이 없어 헤매이는 전국에서 모인 초등학생 중학생 여학생들 몇 천명"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올해로 어느덧 성년이 된 드림콘서트. 전세계적인 K-POP의 인기와 더불어 드림콘서트의 콘텐츠는 점점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이는 이날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온 관광객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연 외적인 운영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4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은 10대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길고, 공연장 곳곳을 지키고 있는 안내요원들 역시 사고 방지에만 촉각을 곤두 세울 뿐 친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평이다.
아시아인이 함께 즐기는 드림콘서트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는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가 아닌 얼마나 알차게 보여줄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할 시기가 온 듯하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