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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최후 어떻게 될까? 비굴한 죽음 vs 강직한 최후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6-09 05:38



정도전의 최후는 어떻게 그려질까?

KBS1 대하사극 '정도전'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정도전'은 지난 1월 4일 첫 방송된 이래 철저한 역사 고증과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역사가 스포', '오랜만에 만나는 웰메이드 정통사극'이라는 등 극찬을 받고 있다. 그런만큼 6회 방송분만을 남겨둔 시점에서 정도전의 최후가 어떻게 그려질지도 뜨거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도전의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이 두 갈래로 나뉘기 때문.

정도전은 1398년(태조 7년) 제1차 왕자의 난이 발생했을 때 이방원이 이끄는 세력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정도전이 태조의 두 번째 부인인 신덕왕후 강씨 소생 방석을 세자로 책봉하게 하자, 첫 번째 부인 신의왕후 소생 이방원이 반발하고 나선 것.

그런데 그의 최후에 대한 기록은 상이하게 다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정도전의 몰락을 비굴하게 묘사했다. 침실 안에서 단검을 쥐고 있다 발각되자 소심한 모습으로 걸어나왔고, "예전에 정안군(이방원)께서 저를 살려주셨으니 이번에도 저를 살려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숨을 구걸한다. 이에 이방원은 "네가 조선의 봉화백이 되고도 그리 부족하느냐. 어째서 이 지경으로 악행을 저지르느냐"며 베어버렸다고 기록돼 있다.

반면 정도전의 문집인 '삼봉집'에 실린 절명시 '자조'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양조에 한결같이 공력을 다 기울여, 서책 속 교훈을 저버리지 않고 떳떳이 살아왔네. 삼십 년 긴 세월 쉬지 않고 이룬 공업, 송현방 한 잔 술에 모두 허사가 되었구나(操存省察兩加功 不負聖賢黃卷中 三十年來勤苦業 松亭一醉竟成空)"라는 이 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기개를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후자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조선왕조실록 자체가 승자인 이방원의 입장에서 쓰여진데다 극을 마무리하기엔 아쉬운 결말이라는 것. '정도전'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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