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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의 최후는 어떻게 그려질까?
그런데 그의 최후에 대한 기록은 상이하게 다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정도전의 몰락을 비굴하게 묘사했다. 침실 안에서 단검을 쥐고 있다 발각되자 소심한 모습으로 걸어나왔고, "예전에 정안군(이방원)께서 저를 살려주셨으니 이번에도 저를 살려주시지 않겠습니까?"라고 목숨을 구걸한다. 이에 이방원은 "네가 조선의 봉화백이 되고도 그리 부족하느냐. 어째서 이 지경으로 악행을 저지르느냐"며 베어버렸다고 기록돼 있다.
반면 정도전의 문집인 '삼봉집'에 실린 절명시 '자조'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양조에 한결같이 공력을 다 기울여, 서책 속 교훈을 저버리지 않고 떳떳이 살아왔네. 삼십 년 긴 세월 쉬지 않고 이룬 공업, 송현방 한 잔 술에 모두 허사가 되었구나(操存省察兩加功 不負聖賢黃卷中 三十年來勤苦業 松亭一醉竟成空)"라는 이 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기개를 보여준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