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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긴급진단] 불붙은 주말 육아 예능 3파전, 최후의 승자는?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4-05-30 05:55



육아 예능 3파전이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과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일요일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SBS '오 마이 베이비'까지 주말 편성됐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주말 내내 스타와 아이들을 만나게 된 셈. 육아 예능 격돌 시대를 맞이한 '슈퍼맨'의 매력과 개선점을 짚어봤다.


'슈퍼맨'은 리얼 육아 예능의 시초다. 연예인 아빠들이 48시간 동안 아내 없이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빠 어디가'가 여행을 통해 자녀와의 유대감을 쌓아가는 아빠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슈퍼맨'은 특별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서의 육아법을 보여준다는 게 차별점이다. 아이를 가진 가정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로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한 것.

반응도 좋다. 장현성 타블로 등 일반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스타들의 가족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추성훈-추사랑 부녀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는 리모컨을 고정시켰다. 순수하고 맑은 추사랑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추블리(추사랑+러블리)'라는 애칭까지 붙여주며 환호를 보냈다. 추성훈-추사랑 부녀를 비롯한 가족들의 활약에 힘입어 지난 25일 방송분(9.5%, 닐슨코리아)은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앞으로 남은 숙제도 있다. 우선 김정태-김지후 부자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야꿍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김지후는 끼와 애교가 넘치는 아이다. 하지만 아직 고정팬을 확보하기엔 부족해 보인다. 기존 출연진과 똑같은 포맷으로 김정태-김지후 부자를 조명하기보다는 이들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소개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아빠 어디가'가 새로운 가족이 된 정웅인-정세윤 부녀를 소개하면서 싱크로나이즈드 수업을 촬영, 정세윤만의 매력과 장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좋은 예다.

출연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특히 '슈퍼맨'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아이들의 나이가 어린 만큼, 제작진이 같한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25일 방송분에서는 추성훈과 추사랑의 한글 공부 과정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딸 사랑'이 폭발한 추성훈은 추사랑의 머리를 과하게 흔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제 막 두 돌 반을 지낸 아이에게 이런 행동은 위험하다. 흔들림 후유증을 비롯한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 초보 아빠의 실수였지만, 제작진까지 자막을 통해 '특급 칭찬은 보너스'라고 호응하자 시청자들은 불편함을 드러냈다.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과한 머리 흔들기에 대한 걱정의 글이 쏟아졌다. 추사랑이 병원에서 발달 검사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 키재기 눈금자에 눈가가 부딪혀 울음을 터트리고, 이를 미처 보지 못했던 아빠는 영문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 여과없이 보여졌다. 아무리 '리얼 육아 예능'이라고는 하지만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는 시청자 마음은 불편하다. 방송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제작진의 배려가 필요한 이유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SBS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가 주말 예능에 합류한다.

원조 육아 예능 MBC '아빠, 어디가?'와 신흥 강자로 우뚝 선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이어 '오 마이 베이비'까지 육아 예능 3파전이 됐다. 이로써 '오 마이 베이비'는 이경규 김국진의 '스타 주니어쇼-붕어빵' 자리에 입성하게 됐다.

이런 배경에는 '붕어빵'의 장기 집권으로 인한 식상함과 저조한 광고 판매율로 인한 SBS 측의 대대적 개편이 주요 원인이지만, '오마베'의 이유있는 선전도 큰 이유다. '오마베'는 28일 방송에서 장수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를 누르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한 이변을 낳았다. 이런 선전은 '오마베'가 무수한 육아 예능 프로그램 사이에서 차별화 된 전략이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우선 '아빠'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아빠, 어디가?'가 성동일 김성주 이종혁 등.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장현성 타블로 등 주로 연예인 아빠들이 출연한 것과 다르게 '오마베'에서는 요리사 아빠 강레오, 뮤지컬 배우 아빠 손호준, 거기에 외국인 아빠 리키김까지 더해 호기심을 끌었다. 5성급 호텔 요리를 아내와 딸 에이미를 위해 준비하는 아빠, 부모님 생신과 같은 가족 행사에서도 고품격 뮤지컬 노래를 들려주는 아빠, 한국 문화와 다르게 집안 일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모습의 외국인 아빠까지 보는 맛이 있다.

거기에 '아빠'들에 국한됐던 육아 예능에 '엄마'를 끌어들이면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사실 초보 아빠만큼이나 초보 엄마 역시 육아는 어렵다. 그런만큼 육아에 대한 엄마들의 진솔한 애환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뮤지컬 배우지만, 밥을 먹기 싫다고 도망가는 아이와 옥신각신하고, 시어머니의 생일상을 차려드리기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와닿는다. 급기야 가출까지 선언하는 3형제의 엄마인 루미코의 고단함은 '엄마'의 육아에 대해 공감에서 '이해'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무엇보다 '오마베'의 관전포인트는 일상 육아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는 점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일상이 이벤트고, 이벤트가 일상이란 말처럼 '오마베'에서는 아이의 첫 걸음마, 처음 '엄마'라고 부를 때, 아이의 첫 유치원 등원 등 매일 매일의 일상이 이벤트로 감동을 선사한다. 이런 아기자기하지만 어떤 가정에게는 뉴스가 되는 볼 거리가 이 프로그램의 즐거움이자, 차별화 포인트다. 거기에 갓난 아기의 머리를 다치지 않기위해서 쓰는 헬멧과 같은 정보는 깨알 육아 정보를 안겨준다. '오마베'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주말 예능에 합류하면서 '오마베'가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의 경쟁에서 어떤 결과를 낼 지 지켜볼 일이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맏형 윤후보다 한 살 어리지만 세윤이의 영향력이 막강하더라. 녹화 하루 만에 완벽 적응해서 아이들 사이의 질서를 잡더라." 민율이 아빠 김성주의 말은 사실이었다.

여덟살 꼬마 숙녀의 등장이 또래 친구들에게 기분 좋은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윤후는 "두근두근 했다"며 남몰래 속마음을 털어놓았고, 리환이는 "엄마 아빠보다 세윤이가 좋다"고 말해 아빠 안정환을 서운하게 했다. "누가 제일 좋냐"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인 동갑내기 찬형이, 연신 "세윤이 누나"를 불러대는 민율이, 든든한 언니 덕분에 차분해진 왈가닥 빈이까지. 다섯 아이 모두에게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고 불러도 될 만한 변화가 생겼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 2기는 출범 초반, 맏형이 된 윤후가 어린 동생들을 어떻게 이끌어가는지에 관전포인트를 뒀다. 윤후가 어른들도 탄복하게 하는 독특한 배려심을 갖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은 어린 아홉 살. 윤후의 리더십과 캐릭터만으로 프로그램을 끌고 나가기엔 힘에 부친 듯 보였다. 새로 합류한 아이들은 사랑스러웠지만, 시골여행, 장보기, 음식 만들기 등이 반복되는 패턴은 지루함을 안겼다. 원년 멤버 김성주, 성동일, 윤민수와 새 멤버 류진, 안정환, 김진표 사이의 어색한 기류도 오래 갔다.

하지만 제작진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서로 친해질 시간을 주면서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미덕을 보였다. 김진표-규원 부녀의 하차로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됐다. 정웅인과 세윤 부녀는 분명 '한 수'였다. 그제야 비로소 2기 가족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족들 사이의 '케미스트리'가 살아나는 덕분이다.

세윤이가 참여한 첫 번째 여행. 새 친구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설렘으로 한껏 들떴다. 축하파티를 준비하고 선물을 사고 정성껏 환영 편지를 썼다. 쑥스러움도 잊고 목청 높여 '렛잇고'를 부르며 세윤이를 반겼다. 세윤이가 선물로 받은 풍선이 계곡물에 빠지자 우르르 달려가 건져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빠들은 "우리 애들이 이상해졌다", "쟤들 웃기다"라며 흥미로워했다. 세윤이의 합류는 아빠들도 미처 몰랐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낸 촉매제 역할을 했다. 덕분에 아이들의 개성도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두번째 여행을 준비하며 아이들은 두 명씩 짝을 이뤄 대중교통 타고 서울역에 제 시간에 도착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아빠 앞에선 어리광을 부리던 아이들은 씩씩하게 길을 찾아갔고 자기보다 어린 동생을 의젓하게 챙겼다. 그동안 아이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미션이었다. 세 자매 중 맏이인 세윤이는 윤후와는 또 다른 성격의 리더십을 보여주며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했다.

아빠들 사이의 케미도 한결 좋아졌다. 동갑내기에다 어리바리한 면이 꼭 닮은 김성주와 류진, '과체중 커플'이란 애칭이 붙은 안정환과 윤민수, 드라마 출연 이후 오랜 우정을 쌓은 성동일과 정웅인. 때론 유치하게 티격태격하면서 정을 쌓아가는 아빠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상당히 쏠쏠하다. 아들의 약한 모습에 호통을 치다가도 미션을 수행하는 아들의 뒷모습에 '짠해지는' 안정환, 어라바리한 '기린 아빠' 류진의 독특한 캐릭터는 의외의 발견이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인 안정환의 에피소드처럼, 아이와 '삼촌들'의 관계가 확장되고 발전하면서 만들어질 새로운 에피소드도 기대를 모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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